[인터뷰] 김태훈 "나는 '좋은사람'인지 의미 되짚고 싶었다"

-'좋은 사람' 9월 9일 개봉
-제 25회 부산국제영화서 2관왕 수상
-김태훈, 끊임없이 의심과 믿음 속 혼란스러운 모습의 경석 캐릭터 연기
  • 노이슬 기자 / 2021-09-09 06:00:19

[하비엔=노이슬 기자] 특유의 묵직한 존재감으로 짧은 출연에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우 김태훈. 그의 눈매는 날카롭지만, 그 안에 선악이 공존한다. 선과 악의 모습이 공존하는 얼굴이 의심과 믿음 사이 딜레마에 빠지니 관객들도 함께 동요된다. 영화 '좋은 사람'은 김태훈의 연기에 빠져 관객도 모르는 사이 혼란스러워하며 시간가는 줄 모르는 작품이다.

 

오늘(9일) 개봉한 영화 '좋은 사람'(감독 정욱)은 교실 도난 사건과 딸의 교통사고, 의심받고 있는 한 명의 학생 세익(이효제) 그리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교사 경석(김태훈)이 의심과 믿음 속에 갇혀 딜레마에 빠지고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좋은 사람' 경석 役 배우 김태훈/싸이더스 제공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2관왕을 수상, 올해 가장 날카로운 웰메이드 서스펜스라는 평을 듣고 있는 가운데 개봉에 앞서 주연배우 김태훈이 하비엔과 화상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항상 좋은 사람이란 어떤것인가 나는 어떻게 행동하고 말하는게 좋은 어른이 될수 있나 고민하게 된다. 이 인물을 경험하며서 저와 비슷한 부분, 다른 부분이 있는 인물이지만 그런 것들을 잘 결합시켜서 연기하고 제 고민도 되짚어보고자 했다"며 출연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좋은 사람' 속 경석은 자신의 반에서 도난 사고가 발생한 후부터 심경의 변화가 시작된다. 단 한명도 손을 들지 않자, "선생님은 너희들 믿어"라고 하고 사건을 무마하려는 듯 자신이 돈을 채운다. 그리고 한 아이가 세익을 지목하자 그와 소통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러던 중 자신의 딸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했고, 그 옆에는 세익이 있었다. 

 

김태훈은 "아이들한테 어떤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일까 고민했다.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가족들에게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경석의 고민에 집중했다"며 연기 포인트를 꼽았다.

 

김태훈이 생각한 '경석'은 경계에 있는 사람이다. "경석은 아이들의 말을 믿겠다고 했지만 정작 세익의 말을 의심한다. 경계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아이들한테도 좋은 선생님이고 싶다. 함부로 의심한다고 하지 않는다며 멋진 태도를 보여준다. 멋진 말들을 하지만 정황들이 세익이를 의심하게 하고 제보까지 받으니 흔들린다. 앞에 아이들이 증언할 때와 달라진 점이 뭐였는지 모르겠다. 저는 인간으로써 이해가됐다. 냉정하게 봤을 때 경석이라는 인물이 좋은 사람인가에 대해서는 쉽지 않은, 애매한 캐릭터라 생각한다. 세익이 입장을 듣고 따라가지만 혼란스러운, 그냥 그 진심으로 연기하려고 했다."

 

 

▲영화 '좋은 사람' 경석 役 배우 김태훈/싸이더스 제공

 

혼란스러운 감정과 함께 주어진 숙제는 캐릭터에 대한 이해였다. 극중 경석은 아내와 이혼한 상태다. 아내가 급한 일로 딸을 맡기려 하자 어린 딸은 그를 따르려하지 않는다. 경석은 잘 타이르려고 하지만 자신을 거부하는 딸을 보며 결국 울화통을 터뜨린다. 김태훈은 어쩌면 그런 부분이 경석의 억울한 부분일 수도 있겠다 싶어 공감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나약하고 연민이 가는 경석의 모습이 공감이 갔다. 반면에 그 책임감을 끝없이 남들한테 미루는, 그 본질 안에는 자기 잘못과 억울함만이 중요하고 다른 사람한테 떠미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가족들이 그를 대하는 태도에 있어 경석이 굉장히 억울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공감도 되지만, 좋은 사람이 맞냐는 의문이 들게도 했다. 스스로 좋은 사람이고 싶지만 주변에서는 그렇게 봐주지 않는다. 감독님과 생각한 전사는 아마도 경석이 술을 마시면 숨겨뒀던 불편한 감정들을 폭발 시키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피하게 되는 그런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대사도 있다. 물론, 이렇게까지 지탄을 받아야하나 억울한 부분도 있을 것 같은 반면에 좋은 사람이고 싶어서 노력한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다. 아빠한테 좋은 감정이 없는 상태다. 그런 아이를 차에 홀로 두고 갔을 때 아빠로써 설득하려하지만 결국은 어른스럽지 못하게 대한다. 그런 지점들이 경석이 가진 모습이라 생각했다. 후반부 교실 씬은 경석이라는 사람의 진짜 모습이 발가벗겨진 느낌이었다."

 

서스펜스 장르에 걸맞게 '좋은 사람'은 빈틈없이 촘촘하고 탄탄하게 구성, 후반부까지 치닫는다. 의심과 믿음을 반복하며 혼란스러워하던 경석이 진자 진실을 맞이했을 때는 감정이 폭발, 영화에서 가장 강렬한 모습이다.

 

▲영화 '좋은 사람' 경석 役 배우 김태훈/싸이더스 제공

 

"경석은 순차적으로 감정의 진폭이 커지는 인물이다. 이 감정이 어떻게 쌓여서 폭발해야한다는 계산은 하지 않았다. 경석의 씬마다의 감정에 충실했다. 제가 공감할 수 있도록 감독님과 만들어나가면 전체적인 경석은 결과물에서 보여질 것이라 생각했다. 앞에서 안 찍었어도 이런 마음이었지 않을까 생각해가면서 연기했다."

 

결코 좋은 사람이기 힘든 경석의 모습에 김태훈은 '공감'을 더하고 싶었다. 웃는 모습이 잘 어울리는 그의 모습이 경석에 투영된 장면을 추가하기도 했다. 그는 "극 중반 쯤에 학교 장면을 몰아서 찍었다.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이고 싶기 때문에 중간에 사건에 연루됐어도 기계적으로 어색하게 미소를 띈다. 

 

이 사람이 진심으로 활짝 웃는 모습이 있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게 중요한 씬은 아니지만 복도 씬에서 아이들이 테니스 공놀이를 하다가 공이 저한테 오는 씬이 있다. 그때 공을 차버리고 짧게 웃는 모습이 나온다. 그건 감독님께 제가 하고 싶다고 한 장면이다. 한 순간은 경석도 그런 모습이 있어야 공감이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의도한 것이다"고 비화를 전했다.

 

앞서 '좋은 사람'은 제 25회 부산국제영화제엇 2관왕을 수상하며 주목받고, 어려운 코로나19 시국에 개봉하게 됐다. 김태훈은 "부국제와 상당히 인연이 깊은 것 같다. 2017년에는 '유리정원'이 개막작이었다. 2관왕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작업은 저한테 의미있는 작품이었고, 즐거운 촬영이었다. 대중들도 많이 공감해주신 것 같다"고 했다.

 

▲영화 '좋은 사람' 경석 役 배우 김태훈/싸이더스 제공

 

이어 김태훈은 연출을 맡은 정욱 감독에게 '수상'의 공을 돌렸다. 그는 "감독님의 입봉작이다. 처음 대본을 보내주시고 만났을 때 혼란스러웠던 저에게 신뢰감을 주셨다. 그게 큰 힘이 됐다. 감독님은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 정말 집중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에너지를 편집의 순간까지도 쏟아부으신 분이다. 우리 영화의 중심에는 감독님이 존재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실제 제의를 받았을 때 복잡한 심경 속 '좋은 사람'에 대한 고민을 하고싶었다는 배우 김태훈. 영화 촬영을 마친 후 고민이 해결됐냐는 물음에는 "결론은 모르겠다"며 웃었다. "살면서 더 고민해야하는 부분인 것 같다(미소)."

 

"배우로서 인물이 생생하게 살아있고 진심으로 그걸 느끼고 말을 뱉고 행동할 때 관객들에 잘 전달된다고 생각한다. 욕심만큼 되지는 않지만 저는 그걸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제 얼굴에 선과악이 공존한다는 말은 행운인 것 같다. 이것들을 다양한 느낌으로 표현해보고 싶다. 다음에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가 하반기에 특별출연의 개념으로 출연하는 드라마, 영화가 여러 개 스케줄이 있다. 캐릭터들이 정말 다 다르다. 멜로의 감성도 있고 빌런도 있고, 고뇌하는 역할도 있어다. 다양하게 해볼 수 있는 상황이 되서 고민해서 잘 표현하고 싶다(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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