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시대를 초월한 명작, 선택적 번역의 아쉬움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12-29 06: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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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첫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기대 이상이었다.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다. 

 

1957년브로드웨이에서 초연, 1961년 처음 영화화 되어 유수의 시상식을 휩쓸었던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거장의 손을 거치며 '뮤지컬 영화'의 새 역사를 써냈다. 60년이 흘러도 시대를 초월한 명작의 품격은 그대로다.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시대를  아우른 명작, 선택적 번역의 아쉬움/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1월 개봉을 앞둔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자신을 가둔 환경과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상을 꿈꾸는 마리아(레이첼 지글러)와 토니(안셀 엘고트)의 사랑과 용기를 그린 작품이다.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첫 뮤지컬 영화이기에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원작 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배경을 1950년대 뉴욕의 맨해튼의 외곽으로 한다. 이곳에서 백인 집단인 '제트파'와 푸에르토리코 이민자 집단 '샤크파'가 링컨 스퀘어 건립으로 철거·공사 중인 슬럼가를 두고 세력 다툼을 벌이며 영화의 시작을 알린다.

 

제트파의 일원인 토니는 출소 후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한다. 우연히 무도회장에서 마리아와 사랑에 빠지지만, 마리아가 샤크파의 가족이라는 사실을 알고 사랑과 의리 중 선택을 강요 받는다. 토니는 마리아와 제트파 모두를 지키기 위해 직접 싸움을 끝내기로 결심한다. 마리아 역시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토니와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시대를 초월한 명작, 선택적 번역의 아쉬움/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는 오프닝부터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환상적인 뮤지컬 영화의 세계로 안내한다. 거칠고 폐허가 된 공사장을 배경으로 우아한 발레 동작 등을 하며 등장한 제트파의 모습은 모순적이지만 힘든 상황 속 청춘들의 폐기가 느껴진다. 무도회장에서 첫 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 토니와 마리아. 토니가 마리아의 집 발코니를 찾아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순간은 감미로운 선율이 귓가를 사로잡는다. 

 

특히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는 푸에르토리코 여인들의 희망찬가 '아메리카'는 강렬한 맘보 댄스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명장면으로 손 꼽히는 대로변 퍼포먼스는 아니타에, 아니타를 위한, 아니타에 의한 씬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강렬하다. 배우 아리아나 데보스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영화는 따뜻하면서도 강렬한 원색 계열로 푸에르토리코인을, 푸른색 계열로 미국인을 분류하며 컬러에 포인트를 더했다. 극 초반 무도회장에서 극렬히 색감이 갈렸지만, 경쾌한 음악이 흐르고 어느 새 하나가 된 군무 장면에서는 한데 어우러진다. 마치 무지개를 보는 듯 오색빛깔이 섞인 모습은 영화의 메시지가 드러난다.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시대를 초월한 명작, 선택적 번역의 아쉬움/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또한 초반 순백의 무도회장 드레스에 빨간 벨트로 포인트를 주던 마리아는 점차 푸른색 계열의 의상을 입으며 감정 변화를 드러낸다. 토니는 푸른 셔츠에 붉은 계열의 자켓으로 중립과 화해를 외친다. 

 

운명적인 청춘들의 애틋한 로맨스와 인종 문제를 아우른다. 청춘들의 로맨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인종 차별에 대한 문제는 원작을 모르는 현 세대도 깊이 공감할 수 있다. 어느 하나 빈틈없는 배우들의 열연과 다양한 OST와 앙상블이 156분을 황홀하게 만든다. 

 

반면 아쉬운 점도 있다. 영화는 푸에르토리코인의 대사인 스페인어를 번역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30%이상을 차지하는 푸에르토리코인들의 행동이나 표정을 보며 그들의 감정을 눈치껏 읽어내야만 한다. 언어의 차이를 보여주고자 이 같은 선택을 했지만, 인종 차별 문제를 다루고 희망찬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선택적으로 미국인의 언어만을 전달하는 것이 맞는지 갸우뚱하게 한다.

 

러닝타임 156분, 개봉은 2022년 1월 1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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