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옥' 김현주 "연상호 훌륭한 선장, 유아인-박정민에 존경심 생겼다"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12-09 06: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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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으로 첫 OTT 도전
-90년대 청춘스타→ 안정적인 연기력과 카리스마로 "김현주의 재발견" 호평

[하비엔=노이슬 기자] 데뷔 25년차 배우 김현주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1997년 데뷔해 귀엽고 발랄한 청춘스타로서 안정적인 연기력과 대중에 신뢰감을 안기며 대한민국에서 믿고 보는 배우로 이미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며 글로벌 배우로서 한발을 내딛었다. '지옥'은 김현주의 재발견이었다.

 

김현주가 출연한 '지옥'은 어느 날 지옥행을 선고 받은 사람들이 지옥사자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사이비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넷플릭스 차트에 따르면 '지옥'은 공개 3주차에도 여전히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며 연상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민혜진 役 김현주/넷플릭스 제공

 

혼란한 세상 속, 거꾸로 걷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옥'의 민혜진은 자신의 삶이 무너지면서도 신념을 잃지 않았다. 강단 있는 여전사 같은 인물 민혜진은 '지옥' 속 희망의 존재였다. 김현주가 연기함으로서 신뢰감이 더욱 두터워졌다. 하지만 김현주에게 '지옥'은 도전이었다. "제가 해오던 장르가 아니고 작업 형태도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던지 실존 인물은 부담감을 느끼는 편이었는데 사전에 '지옥' 원작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민혜진 캐릭터 자체보다 이 작품에 제가 속했으면 한다는 생각이 컸다. 작품 선택 기준을 바꿨다. 나도 이 지옥에 들어가는 하나의 사람이고 싶다. 이미 캐스팅 라인업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모여서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연상호라는 사람에 대해 궁금증이 많았다. 만나서 이야기 들어보고 염려를 용기로 바꿔주셨다."

 

1~3회까지인 1부에서는 정진수(유아인) 의장의 등장으로 새진리회가 부흥하며, 민혜진의 삶이 무너졌다. 2부에서 민혜진은 더 단단해졌지만 법의 테두리를 벗어났다. 김현주는 "민혜진은 이상적인 캐릭터는 아니다"고 했다.

 

"변호사의 면모보다는 개인적인 사정이나 사정에 따른 모난 부분이 있지만 사회 전반적인 것에 날카로움이 있었다. 그걸 조금 더 끝까지 내 몸으로 부딪혀서 끝까지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민혜진 캐릭터는 정의로움은 장착하고 있지만 이상적인 캐릭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옥'이 사회 외적인 환경에 대해서 극단적인 공포에 처했을 때 나타나는 반응들을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나약함에서 표현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혜진도 그 인간들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다. 

 

1~3에서 강인한 이미지가 부각되면 안 될 것 같았다. 뒤에 변화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편에서 도와주고 있지만 1부에서는 법 안에서 싸우는 사람인데 뒷부분에서는 법체계에서 벗어난 인물이다. 나약함을 순간에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은 있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민혜진 役 김현주/넷플릭스 제공

 

2부에서는 강인한 모습과 더불어 액션씬까지 소화해냈다. 연상호 감독은 김현주의 액션씬을 극찬한 바. "보는 것이 두렵기도 했지만 민혜진이 액션이 다가 아니라서 할 수 있었다. 완전 액션물이라면 두려움 있었을텐데 제가 부족한 부분이라 생각해서 아주 기초적인 부분부터 액션 스쿨에서 배웠다. 촬영 전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민혜진은 '지옥'에서 유일하게 1회부터 6회까지 나오는 인물이다. 다른 출연진에 비해 출연 분량이 많았다. CG연기도 경험이 많지 않기에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 "같은 작품이지만 다른 향상이라서 제가 연결해야하는 역할이라 생각했다. 제가 중심에 있었다면 연기에 힘을 더 줬을 것 같은데 그러지 않은 것이 극의 흐름에 더 좋았던 것 같다. 

 

CG연기는 실존 인물이 아니다보니 리액션에 대한 고민이 1차적이었다. 끊엄없이 상상하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현장에서 사자 역할은 실제 안무가분들이 해주셨다. 실제 높이에서 해주셨다. 그거 자체로도 위압감이 있었다. 그러나 우려는 감독님 스탭들의 배려 덕에 많이 없어졌다."

 

유아인, 양익준, 박정민, 원진아, 이레 등과 호흡 소감도 전했다. "유아인씨는 너무 좋은 배우다. 박정민, 원진아, 양익준 이레까지 무슨 생각을 하면 저런 표정이 나올까 하면서 모두의 연기를 지켜봤다. 현장에서 본 유아인은 너무 진중했고 맑은 사람 같았다. 복잡하고 어려워보일 수 있지만 저한테는 아이같았다. 순수한 면도 있고 사랑도 넘치는 것 같고 자기가 맡은 일에 대해서는 흔들림 없는 모습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민혜진 役 김현주/넷플릭스 제공

 

박정민씨 역시 어린 나이들은 아니지만 제가 그 나이대에 그랬나 생각하면 저는 아니었다. 본인의 가치관까지는 아니더라도 신념 지향하는 바를 연기로서 강하게 표현하고 본인들의 색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더라. 배우로써 존경할만한 일이라 생각했다. 너무 멋있었다."

 

연상호 감독에 대한 궁금증은 신뢰감으로 바뀌었다. '지옥'에 이어 '정이'로도 감독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첫 대면 자리에서도 제 팬이었다고 말씀주셨다. 인사성 멘트라고 생각했다. 감독님은 이 창착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는데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방출이 된다. 저는 그러지 못한 사람이라서 더욱 놀랍고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기획 의도를 작품 안에 잘 풀어내는 것 같다. 너무 유머감각이 뛰어나다. 스마트하다는 이야기다.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최고의 강점인 것 같다.

 

분명히 본인의 의도나 생각하는 취지, 작품에 대해 확고한 길이 있지만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흡수한다. 믿고 맡겨주는 모습들을 현장에서 많이 봤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맡기고 믿어주는 느낌이다. 훌륭한 선장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정이'는 쉽지 않은 생소한 작품이지만 감독님을 '지옥'에서 봤고, 믿어서 할 수 있는 것 같다(미소)."

 

김현주는 OTT 세대가 아니기에 넷플릭스가 처음이다. '지옥'이 공개 하루만에 월드 랭킹 1위에 올랐지만 체감을 느끼지 못하겠단다. "해외여행을 갔을 때 알아본다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지만 지금은 체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기대를 많이 해주셨는데 부응하지 못하면 어쩌나하는 생각이 있었다. 많은 분들이 봐주신 것에 대해서는 안심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민혜진 役 김현주/넷플릭스 제공

 

'지옥'에서처럼 실제 고지를 받는다면 어쩌겠냐는 질문에 그는 의연했다. "저는 취미도 운동도 혼자하는 것을 좋아한다. 술도 혼술을 좋아한다. 뭔가 어울려서 하는 것에 대해서 어색하고 힘들어하는 캐릭터다. 그런 성향을 갖고 있다보니 어떤 것에도 휘둘리거나 흔들리지 않는다. 아무리 떠들어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것 같다. 제가 보고 듣고 믿는 것을 믿는 편이다. 고지를 받는다면 조용히 죽음을 맞이할 것 같다(웃음)."

 

'지옥' 6회 말미 세상이 또 한번 뒤집힐 것을 예고했다. 시즌2 속 민혜진은 어떤 모습일까. 김현주는 "연기하면서 인간 세상을 구한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제가 끝끝내 살아서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인류에 마지막 하나 남은 씨앗같은 느낌이 들었다. 농담처럼 제가 '아이를 데리고 나오니 키우지 않을까'그런 이야기를 했다. 시즌2에 대한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을 나누지 않았다."

 

데뷔 25년차 김현주는 데뷔 이후 꾸준히 청춘스타로 사랑받았다. 2007년 드라마 '인순이는 예쁘다'로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입증 받았다. '인순이는 예쁘다'는 배우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다. "배우로서 터닝 포인트는 2007년도 작품이 인간으로서도 배우로서도 내면적으로 성장하게 해준 작품이다. 현장에서 스태프나 배우를 대하는 태도, 인물에 대한 태도, 일에 대한 태도도 그것으로 인해 많이 바뀌었다. '지옥' 도전이 쉽지 않았는데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는거 보니 왜 이제야 도전했지라는 아쉼움이 있다.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드리면서 그렇게 노력하고 있구나 느껴지는 배우가 됐으면 한다. 나도 용기를 갖고 해봐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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