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조우진 "첫 주연작 '발신제한', 끊임없이 자기최면 걸었다"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6-28 1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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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충무로의 대세 배우 조우진이 데뷔 22년만에 첫 주연자리를 꿰찼다. 22년간 수많은 작품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해 온 그가 영화 <발신제한>(감독 김창주)을 통해 주연으로써 가능성을 인정 받은 것이다.

 

조우진이 첫 주연을 맡은 영화 <발신제한>은 평범한 출근길 아침, 은행센터장 성규(조우진)가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고 자신의 차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사실을 알고, 테러범으로부터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 도심을 질주한다. 그리고 그는 경찰로부터 테러범으로 추격을 받으며 본격 도심추격액션 스릴러가 펼쳐진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하비엔과 화상 인터뷰를 가진 조우진은 "기적같다. 지금 나한테 무슨 일이 벌이지고 있는건가 새록새록 느껴진다"고 떨리는 소감을 밝혔다. "텐션은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매일 매 시간마다 다른 텐션이다. 만감이 교체하는 순간이다. 감사스러운 기회이기도 하다. 관객들이 얼마나 많이 보실지, 많이 공감할지 감정입을 할지 궁금하기도 하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발신제한>은 개봉날인 지난 23일, 하루동안 5만 5000여명을 동원, 외화 강세 속 올해 한국영화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웠다. 또한 28일 오전 8시 기준, <발신제한>은 주간/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 주말동안 총 25만 4천여 관객을 동원, 누적 관객수 35만 701명으로., 코로나19 시국에도 흥행질주 신호탄을 쐈다.

 

코로나19 속 첫 주연데뷔에 성공한 조우진. 그가 <발신제한>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테러'라는 흔한 소재를 속도감 있고, 긴장감 넘치게 완성한 김창주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의 열정 때문이었다.

 

"<서복> 촬영 중에 김현철 대표님이 제안을 주셨다. 시나리오 처음 읽었을 때는 내가 할 수 있을까? 어떻게 받아들여야지?라는 의문점이 많았다. 성규라는 인물이 가진 극한의 상황을 표현하면서 긴장감과 텐션의 무게와 감정의 넓이가 내가 감당해낼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시나리오 매력도 어청났지만 제작진의 열정이 엄청났다. 어떻게든 이 작품을 꼭 해낼 것이고 당신과 함께 해내겠다는 마음을 받았다. 김창주 감독님이라면 기대서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시나리오보다 설득력 있게 빨려들어간 것이 감독님의 열정이었다."

 

 

<발신제한>은 <더 테러 라이브>, <끝까지 간다>를 비롯해 다수의 한국영화 편집감독을 맡았던 김창주 감독의 장편 연출 데뷔작이기도 하다. 김 감독이 조우진에게 어떤 디렉팅을 했을까. 조우진은 "<발신제한>은 찰나의 순간으로 만들어졌다"고 했다.

 

"찰나의 순간을 만들어진 영화다. 그러다보니 진정성이 오롯이 100% 다 담긴 테이크는 없었다. 매 테이크에서 똑같은 연기를 하는 것은 죽은 연기라고 생각한다. 다른 온도로 작업을 한다. 굉장히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영화라 생각했다. 그걸 순간 캐치해내는 감독님이 인상깊었다. 마법사 같았다. 주술을 부리듯이. 촬영 중간중간에 편집을 해내셨다. 어느 순간부터 나도 '건지셨어요?'라는 말을 하게 되더라. 순간을 캐치해내는 작업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감독님의 성향 때문은 아니고 작품에 주어진 세밀함 때문에 이런 촬영이 이뤄졌다. 편집점에 맞춰서 그 찰나를 견뎌내고 건져내는지가 중요했다. 이 부분을 매분 매초마다 연구하고 견뎌냈다. 세삼하게 작업하는 부분에 감탄했다. 디렉션은 정말 말 그대로 얘기만 듣고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힘들고 고됐지만 행복한 작업이었다."

 

<발신제한>의 관전 포인트는 차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감정변화다. 조우진은 그간의 연기 내공을 다 쏟아부은 듯 희로애락을 모두 선보이며 관객들의 공감도를 높인다. 조우진은 "개인적인 경험을 녹인 작품이라 생각한다. 레퍼런스를 가지고 올만한 극한 상황에 놓은 영화다. 그래서 '인간 조우진이라면'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과감없이 연기했다. 평가에 대한 생각은 나중이라고 생각했다. 진정성을 담아서 표현을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감정 중에서도 조우진이 가장 집중한 감정 표현은 극한 상황에 놓였다는 막막함을 실감하는 것이었단다. "내가 실감하는 것이 제일 관건이었다. 차는 달리고 있지만, 차는 막혀있다. 의자 밑에 폭탄이 있다. 이것들이 다 내가 실감하고 있어야 했다. 대처하는 상황이 이렇게까지 끊임없이 내가 자기 최면을 많이 한 작품이 있을까 싶었다. 강박에 가까울 정도로 집중했다. 실감을 해야 설득력있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영화가 유독 클로즈업 씬이 많아 조우진의 미세한 떨림까지 모두 보인다는 평에 그는 "저는 정작 기억이 안 났다. 최대한 그 상황에 맞춰서 품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표현하려고하기 보다는 순간에 집중하려고 노력을 했었다. 한번도 표현에 대한 디렉션을 받은 적이 없었다. 앵글에 맞게 노력했다. 자기최면, 실감이 있어야 진정성 있게 표출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 좁은 차에 그렇게 많은 카메라와 조명이 많이 설치된 적이 있었을까 싶다. 그 차에 1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달라 붙어서 촬영했다."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극 중 성규의 성찰 씬이란다. 테러의 피해자가 된데는 이유가 있을 터. 성규 역시 과거의 잘못으로 테러의 대상이 된 것이다. "그 장면은 제 감정을 극한까지 끌고 갔다. 힘들었다기보다 어려운 장면이었다. 그 부분은 보기 싫지 않으면서도 상대배우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은 밀도를 줄타기 해야했다."

 

반면, 스릴러 속 부성애가 빛난 장면은 감동이 배가 돼 조우진이 가장 좋아하는 씬이다. "아빠와 딸의 대화씬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때부터 성규가 성장해나간다고 생각해서 성규의 성장 영화라고 생각한다. 변곡점같은 장면인 것 같다. 도심추격스릴러로 만끽하시다나 숨겨놓은 선물같은 장면이 아닐까 싶다. 수줍게 살 떨리면서 긴장하면서 드리고 싶은 장면이다(미소)."

 

인터뷰 ②에서 계속...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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