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보이스' 변요한 "액션 직접 소화? 절실함 표현 장치였다"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9-16 10: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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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범죄 리얼하게 그려내 호평받고 있는 영화 '보이스'
-변요한,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로 가족과 돈을 모두 잃고 복수를 다짐하는 한서준 역
-"사명감 갖고 임했다"

[하비엔=노이슬 기자] "저는 백신 영화를 찍었다. 물론 상업영화고 재미와 오락성 여러 가지도 있어야 하지만 이런 작품도 필요하다 생각한다. 흥행여부를 떠나서도 경감심을 줄 수 다는 생각에 이 작품을 찍었다. "

 

배우 변요한은 매 작품마다 묵직한 연기로 관객들에 깊은 울림을 안긴다. 영화 '보이스'(감독 김선 김곡)에서는 이에 더해 몸으로 직접 부딪히며 간절함과 처절함을 표현했다. 이전엔 가볍게만 생각했던 '보이스피싱' 피해자로써 간접 경험을 하고보니 경각심이 더 커졌다. 그는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자들이 줄어들길 바라며 사명감을 갖고 임했다.

 

▲9월 15일 개봉 영화 '보이스' 한서준 役 변요한/CJ ENM 

 

지난 15일 개봉, 개봉날 일일 박스오피스 1위(이하 영진위 기준)를 차지한 영화 '보이스'는 우리 사회에 널리 퍼졌지만, 그 실체조차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김선, 김곡 두 감독은 오랜 취재 끝에 보이스피싱 범죄 본거지인 콜센터를 그려냈고, 관객들에 공감을 이끌며 리얼리티에 힘을 실었다.

 

변요한은 '보이스'에서 보이스피싱 피해자 가족으로 분했다. 전직 경찰이었지만 건설현장에서 건실하게 근무하던 한서준은 보이스피싱 범죄로 가족과 돈을 모두 잃고 복수를 결심하는 인물이다. "처음에는 가볍게 생각했다. 이게 가능한가 의구심이 들었는데 작품 촬영하면서는 충분히 이 사건이, 범죄에 우리가 정말 많이 노출돼 있어서 경각심이 들어 참여하게 됐다. 상업영화지만 다른 영화들과 다르게 보이스피싱 예방영화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런 형태의 상업 영화도 있어야한다고 생각했다. 목표는 단 하나다. 경각심을 느끼게 해드리자였다."

 

한서준은 경찰도 자신을 도와줄 수 없다는 현실을 알고 홀로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원을 찾아내며 중국 본거지까지 홀로 침투하는 인물이다. "한서준의 전사는 일부러 듣지 않았다. 그렇기에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었다. 한서준은 집념이 있고 어떤 사건에 대해서 집중력이 있는 사람으로 설정했다. 기본보다 집중력과 집착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초반에 그런것들이 나오지 않는다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작은 액션이라도 그 성격을 보여주고 싶었다. 끝까지 파생될 수 있게 만들고자 했다."

 

변요한은 '보이스' 한서준을 연기하기 위해 8kg 가량을 증량, 모든 액션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해내며 진정성을 보였다. 그는 "제가 직접 하겠다고 무술감독님과 합의 보고 고집을 부려서 잠깐 커피 마시는 시간 빼고는 제가 다 했다"고 했다.

 

▲9월 15일 개봉 영화 '보이스' 한서준 役 변요한/CJ ENM

 

"이유는 딱 하나였다. 절실함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였다. 어떤 작품에 들어가면 임무수행을 하기 위해 물불 안가리고 조사를 하고 준비한다. 이 역할은 대본에 있는 대로만 연기하고 싶었다. 피해자의 마음을 대본 안에 있는 만큼 느끼고 싶었다. 제가 그 피해자들의 마음을 느끼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생각했다. 제가 한서준을 연기했지만 한서준의 변호사와 대변인이 된다고 생각하고 제 몸뚱아리로 끝까지 표현하고 싶었다. 체력이 닿는 데까지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이런 것은 잠깐의 공포지만 피해자들의 아픔은 평생이다. 연기하는 동안은 몸을 빌려서라도 대변하고 싶고 위로하고 싶었다. 증량은 무술 베이스가 유도인데 방방 뜨면 안된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증량했다. 일부러 워커 신고 땅에 붙어있으면서 묵직하게 액션을 하려고 했다."

 

한서준에 녹아든 변요한은 촬영 전에는 '이게 가능할까?' 싶었던 홀로 중국 본거지인 콜센터에 잠입하는 것 조차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됐다. 변요한은 그를 응원하게 됐고, 절박한 심정을 이해하며 감정도 일시적으로 소비하지 않으려 했단다.

 

"한 씬에서 울고 그 다음씬에서 울면서 일시적으로 소비하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슬픔도 분노도 참고 가해자를 향해 끝까지 달려가야한다는 생각만 있었다. 슬픔과 분노는 이미 가득차있다. 영화가 끝나고나서도 그 마음을 스스로 느꼈다. 한번의 표현으로는 가볍다는 생각이 들어서 절대로 하지 않았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이자 명장면으로 손 꼽히는 엘리베이터 액션씬 역시 직접 소화했다. "시간이 많이 주어지지 않았었다. 꾸준하게 기초체력 훈련을 해놨었다. 이미 합이 다 맞춰져있었고, 문제 없이 촬영됐다. 순간에 오는 두려움은 중요하지 않았다. 맨 꼭대기가 11미터였는데 두렵지 않았던 것은 영화 안에서 한서준이 봤던 동료들의 아픔과 와이프에 대한 생각들 때문에 끝까지 가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힘들지 않았다"

 

▲9월 15일 개봉 영화 '보이스' 한서준 役 변요한/CJ ENM

 

'보이스'는 중국 본거지인 콜센터를 폐 종합 쇼핑몰 센터로 설정하고, 그 안에서 계급과 조직을 이루며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을 그려냈다. 변요한은 "콜센터 내부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소름돋고 무서웠다"고 회상했다. "끝까지 이 촬영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불안함과 두려움을 무대포 정신으로 승화시켰던 것 같다."

 

한서준의 복수의 대상인 곽프로는 극악무도한 인물이다. 배우 김무열이  곽프로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관객들의 분노를 들끓게 했다. 변요한은 "작품을 많이 봤고 좋아하던 배우였다. 기존에 있던 이미지는 선하지만 날카로운, 까칠함이 있었다. 실제로는 강하늘보다 훨씬 더 예의가 바르고 신사답고 나이스가이였다. 작품을 하면서 제가 동생이지만 스스럼없이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이미 훌륭하게 연기하고 계시지만 더 좋은 배우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더욱 더 과대평가되야 생각한다"고 호흡 소감을 전했다.

 

곽프로와는 라이벌 관계이자, 콜센터 직원들을 감시하는 인물 천본부장  역할은 배우 박명훈이 연기했다. 변요한은 "박명훈 형님도 오랫동안 연기하셔서 잔뼈가 굵은 분이다. 눈 높이를 잘 맞춰주신다. 오히려 너무 잘 통해서 문제였던 것 같다. 유연하고 나이스하셨다"고 회상했다.

 

한서준의 조력자 깡칠 역의 이주영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저는 이미 좋은 배우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 친구가 어떤 롤에서도 노는 것을 봤을 때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저도 마찬가지지만 자기가 주어진 임무나 캐릭터를 사랑할 줄 아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나올 모든 작품들 응원한다."


▲9월 15일 개봉 영화 '보이스' 한서준 役 변요한/CJ ENM

 

변요한은 "김무열 배우, 박명훈 형님 등 배우분들이 악의 축으로 명확했다. 그분들 만날 때마다 무너질 뻔한 마음도 들었지만 다행히 형들이 컨트롤 잘 해주셔서 완주를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뜨겁게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김선, 김곡 감독님을 비롯한 스태프들이 4~5개월동안 똘똘 뭉친 것 같다. 모든 조화가 좋았었다"고 덧붙였다.


'보이스'를 찍고 달라졌다는 변요한은 "저 또한 작품 찍기 전에는 보이스피싱에 대해서 가볍게 생각했었다. 사건 사고를 보면 극단적인 경우들이 많은데 보이스피싱이 진짜 집계되지 않았지만 알게 모르게 적은 액수건 큰 액수건, 개인정보가 유출되서 피해를 본 분들이 많더라. 심각성을 많이 알게 됐고, 더 이상은 이 사건이 흘러가는 사건이 아니라 범죄 집단이나 그들에게도 공포감을 줘야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촬영했다. 끝없이 추적하는 분들에 대한 응원하는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저는 백신 영화를 찍었다. 물론 상업영화고 재미와 오락성 여러 가지도 있어야 하지만 이런 작품도 필요하다 생각한다. 흥행여부를 떠나서도 결국에 알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 작품을 찍었다. 엄마아빠한테도 휴대전화 링크 아무거나 누르지 마라고 맨날 당부한다. 수법들에 대해서 너무 놀랐고, 마음만 먹는다면 누가 피해자가 될지 모르는 일이다. 타겟이 된다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공포감이 들었다. 가해자들을 실제 만날 수는 없지만 현실이 영화보다 더 무섭기 때문에 러닝 타임 동안 만이라도 최대한 가깝게 표현해서 관객분들이 당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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