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굴뚝마을의 푸펠' 귀엽지만 날카로운 어른이들을 위한 동화

  • 노이슬 기자 / 2021-05-13 06: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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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굴뚝마을에서는 꿈을 가지면 비웃음을 당하고, 행동하면 비난을 받는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도, 꿈을 믿는 것도, 진실을 믿는 것도 모두 금지다. 이들은 외부 세상의 존재 조차도 알지 못한다.

 

고개를 드는 아주 소소한 자유 조차도 억압받는 마을에 '별의 존재'를 이야기하는 남성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를 '허풍쟁이'로 여겼다. 하지만 그의 아들만은 어느 날 사라진 아빠 브루노의 말을 믿고 진실을 쫓기 시작한다.

 

 

오는 26일 개봉을 앞둔 <굴뚝마을의 푸펠>은 하늘을 올려다봐선 안 되는 굴뚝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미라클 어드벤처다. 동명의 원작은 2017년 출간 이후 69만부를 기록한 메가 히트작이다.

 

검은 연기로 가득한 굴뚝마을에 핼러윈 파티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온 몸이 고철로 만들어진 쓰레기 인간이 나타난다. 처음엔 코스프레인 줄 알았지만, 그의 악취와 괴기한 생김새를 보고는 괴물이라며 경악한다. 결국 이단심문관이 쓰레기 인간 체포에 나섰고, 도망치던 그는 쓰레기 소각장에서 불에 탈 위기에 처했다. 그를 구해준 이가 어린 굴뚝 청소부 루비치다. 

 

루비치는 어렵게 위기에서 쓰레기 인간을 구했고, 핼러윈 축제 때 일한 것을 엄마에 감추기 위해 쓰레기 인간에 친구가 되어 줄 것을 청한다. 그는 아빠의 동화를 떠올리며 쓰레기 인간의 이름을 '푸펠'로 짓고 그를 씻겨주며 악취를 없애준다. 그렇게 친구가 됐다.

 

 

작가의 상상력으로 완성된 작화와 다채로운 색감은 눈을 즐겁게 한다. 핼러윈 파티 현장은 바다 속 생물을 연상시키는 몬스터들마저도 오색찬란하다. 특히 낮이고 밤이고 항상 어둡고 검은 연기가 가득한 마을은 불빛들로 인해 겉모습이 화려하기 그지없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지만 어린 루비치는 앞니가 다 빠져서 귀여움이 배가됐다. 작은 몸으로 푸펠을 구하기 위해 굴뚝마을을 달리는 모습은 마치 오락기 속 게임 캐릭터를 보는 즐거움을 안긴다. 각종 기계를 도움닫기 발판으로 이용해 소각장에서 펼쳐지는 탈출 액션도 눈길을 끈다. 반면 어린 나이에도 몸이 불편한 엄마를 대신해 가장으로써 노동하는 모습은 안쓰럽다.

 

머리는 부러진 우산에 코는 우산 손잡이, 귀는 확성기, 한쪽 발은 빗자루, 눈은 깨진 렌즈 등으로 만들어진 쓰레기 인간 푸펠은 따뜻한 심장을 가졌다. 외로운 루비치의 단짝이 돼 준다. 눈이 된 깨진 렌즈가 깜빡이는 모습은 사랑스러운 루비치를 눈에 담고 간직하려는 듯한 포근한 느낌을 준다. 감독은 푸펠의 따뜻한 심장을 통해 보여지는 것만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한다.

 

 

귀여운 그림체를 정면으로 내세우지만 가지고 있는 메시지는 날카롭고 무겁다. <굴뚝마을의 푸펠> 속 굴뚝 마을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는다. 영화는 "진실을 모른다고 그대로 두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는 대사로 거짓과 가짜 뉴스가 판을 치는 현대 사회에 순응하는 이들에 일침을 가한다. 누군가는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거짓을 꾸미지만, 꿈을 꾸고, 진짜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당부한다.

 

또한 진실을 쫓는 루비치와 푸펠을 이단심문관으로부터 보호하는 굴뚝 청소부들의 모습은 약자를 보호하는 '믿음직한 어른'의 표상이다. 굴뚝마을의 비밀을 알고 있는 스콥은 가장 큰 조력자로 활약한다. 수다쟁이인 덕에 관객들의 웃음을 담당하기도 하지만 광산을 누비는 모습은 자유를 갈망하는 이의 '저항'의 몸짓으로 비춰진다.

 

거짓과 탐욕으로 둘러싸인 세상엔 별과 빛이 없다. 순응하고 살아갈 수도 있지만, 서로를 믿고 진실을 쫓는다면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수 있다. 귀엽지만 날카로운 동화, 꿈을 꾸는 이들에 용기를 북돋아 주는 영화 <굴뚝마을의 푸펠>은 흥미진진한 모험과 감동, 메시지까지 안기며 <인사이드 아웃>, <코코>, <소울>에 이어 어른이들을 위한 동화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일본 특유의 직설적인 가사가 담긴 OST도 귓가를 사로잡는다.

 

러닝타임은 100분, 전체관람가라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다. 개봉은 5월 26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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