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류경수, '인질'→'지옥'까지...버텨냈기에 마침내 시작된 꽃길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8-31 06: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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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저의 강점은 잘 버텨낸 것이라 생각한다. 주변에 같은 꿈을 꾸면서 같이 으쌰으쌰 했지만 그만둔 친구들도 있다. 저는 그냥 버텨낸 자신에 대한 보상인 것 같다."


눈빛으로 좌중을 압도하는 배우. 범죄·스릴러,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배우 류경수의 이야기다. 드라마 '자백'을 시작으로 대중에 눈도장을 찍으며 황정민을 납치하는 겁없은 신예 5인방에 합류하며 대세로서 자리매김 중이다.
 

▲영화 '인질' 염동훈 역 류경수/NEW

 

류경수가 출연한 영화 '인질'(감독 필감성)은 배우 황정민이 어느 날 밤, 목격자도 증거도 없이 납치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개봉 2주차에도 1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100만 관객을 돌파하고 흥행 중이다.

류경수는 극 중 황정민을 납치는 하는 인질범 5인방 중 2인자인 염동훈 역으로 분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개봉 후 하비엔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류경수는 "치열하게 찍었다. 완성된 영화를 보니 고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인질'은 납치되는 배우 황정민을 제외하고 경찰까지도 이제껏 본적 없는 신예들이 대거 등장해 신선함을 안긴다. 류경수 역시 '인질'을 통해 드라마 '자백'과 '이태원 클라쓰'에 이어 스크린에 진출한 것이다. 그는 "개봉 후 주변에서 되게 재밌다고 해주시고 연락도 많이 온다. 관객분들 반응 중에는 '이게 그 사람이었어?'라는 반응이 감사하고 재밌다"고 했다.

'인질'은 황정민을 제외한 배우들을 뉴페이스로 내세운만큼 영화 공개전까지 캐스팅은 비밀리에 부쳐진 바. 그렇기에 신예 배우들은 1000: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어도 가족, 정말 절친한 사이 이외에 자랑할 수 없었다. 치열했던 오디션 과정은 어땠을까. 류경수는 처음부터 염동훈 캐릭터로 오디션을 봤단다.
 

▲영화 '인질' 염동훈 역 류경수/NEW

 

"신인 배우분들 많이 보셨다고 그 당시 오디션 볼때 이야기 많이 들었다. 숨겨진 고수분들이 많은데 그 중에 한명으로 봤다.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회하지 않게 다 보여드리자하고 그렇게 임했다.

감독님이 조합을 하셨을지는 모르겠는데 최종 오디션때 염동훈으로 봤다. 합격 소식을 받았을 때는 기쁜 것도 있었는데 부담이 앞어서 잘 해내야겠다는 마음을 조금 더 가졌었다. 저는 황정민 선배님이 바쁘셨는지 오디션때 대사를 맞춰주시는 않으셨다."

어릴 때부터 연기를 보고자란 대선배 황정민과의 호흡은 영광이었단다. "황정민 선배님은 제가 어릴 때부터 꿈꾸던 배우의 모습이다. 영화나 이런 것을 보면서 공부하고 선배님들의 연기를 관찰하고 언젠가는 저런 선배님들과 연기할 수 있을까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와서 되게 많이 감회가 영광이었다."

황정민과의 호흡은 영광과 동시 부담감도 안길 터. 류경수는 "긴 말보다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많이 배웠다.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 촬영장에서의 태도 마음가짐 등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는 감사한 가르침을 많이 받은 현장이었다. 묶여 계실때도 정말 꽉 묶여서 불편한데, 연배가 있으시니 걱정이 되는데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들이 반성하게 되더라. 선배님처럼 불사질러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고 했다.
 

▲영화 '인질' 염동훈 역 류경수/NEW

 

이어 "부담감은 어떻게든 가지고 가야하는 것 같다. 항상 내재된 느낌이다. 실패에 대한 부담감은 어차피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부담감이 없어진다고 하더라. 내가 잘해내면 실패는 없을 것이고, 내가 좀더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다.선배님이 관객들의 티켓값에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라고 하셨다."

극 중 염동훈은 황정민을 납치한 후 아지트에서 그를 지켜보거나 구타하는 씬이 주를 이룬다. 첫 촬영은 납치 탑차씬이었단다. 그는 "탑차씬이 첫 촬영이었다. 새벽까지 촬영했다. 되게 파이팅해서 찍고 촬영 전에 선배님과 이야기하다가 끝나고 뭐 먹을래? 그때 아는 맛집이 있어서 같이 식사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반면 황정민을 사정없이 구타해야 했던 장면은 촬영하기 힘들었다. "되게 어려웠다. 재범 형이 리더고 저한테 시키는건데 형은 안 때린다. 왜 나에게 이런 숙제를 이란 생각에 어려웠다. 근데 선배님이 과감하게 편하게 하라고 해서 조금 더 리얼하게 표현된 것 같다."

류경수는 인질범으로 또래 신예배우들과의 호흡을 묻자 "촬영장 밖에서는 장난을 잘 쳐도 좔영 들어가면 진지한 기운이 모아졌다. 아지트 안에 강렬하고 험한 분위기가 주가 됐다. 촬영 때는 다들 진지하게 임했다"고 했다.
 

▲영화 '인질' 염동훈 역 류경수/NEW

 

"재범 형은 대학교 들어가서 공연 한참 보러 다닐 때 배우로 알았다. 제 기억으로는 젠틀한 느낌, 순수한 느낌이었다. 최기완을 배우님이 한다고 하길래 색다르다 했는데 잘 소화했다고 생각한다. 되게 인간적으로도 배우로써도 되게 존경하게 됐다. 차가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매력도 많고 털털해서 같이 소통하는게 재밌었다.

재원형과 이규원 형은 조금 무서웠다. 춘천에서 촬영하는데 둘이 같이 건너편 횡단보도에 서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무섭고 웃겼다. 너무 강렬했었다. 그 둘한테 물어보니 피차 일반이라고 하더라. 하하.

이호정씨 되게 매력적이다. 나이가 제일 어린 친구였다 되게 털털하게 소통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 밝은 친구라 되게 많이 친해지지 않았나 싶다."

또 황정민 이전에 잡혀온 인질로 호흡한 이유미에 대해서는 "유미는 전작에서 굉장히 좋은 인상을 받고 있었다. 실제로는 되게 활발하고 되게 좋은 에너지를 주는 친구였다. 유미씨는 전작 '박화영'에서의 이미지 때문에 강렬해보였었다."
 

▲영화 '인질' 염동훈 역 류경수/NEW

 

실제 류경수와 염동훈 캐릭터의 싱크로율은 높은 편은 아니다. 류경수는 "뜨거울때는 뜨겁고, 차가울 때는 차가운, 여러가지 면을 가졌다. 낯가리다가도 친해지면 장난도 많이 친다"며 강렬한 인상에 대한 오해가 잦았다고 했다.

작품활동을 쉴 때는 별다른 취미가 없지만 최근 '꽃'에 대한 관심이 생겼단다. "촬영이 다 끝나고 나면 꽃다발을 주시는 경우가 많다. 여러 개를 받다보니 다르게 조합을 해서 새롭게 만들어봤는데 괜찮더라. 기회가 된다면 꽃꽂이를 해보고 싶다. 플로리스트 자격증을 따고싶다. 투박하고 표현하는데 쑥스러움이 있다. 그래서 이런 것들로 채우고 싶다"며 반전 매력을 기대케 했다.

'도시남녀의 사랑법'에서는 로맨스를, '인질'에서는 스릴러 장르에 걸맞는 강렬함에 이어 공개를 앞두고 있는 연상호 감독의 '지옥'에서도 활약할 예정이다. 여러 장르에 도전하며 새로운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류경수는 "식상하다"는 소리가 무섭다. 

 

"배우로써 관객들이 저를 궁금해해주시고 찾아주시면 힘되는 데까지 연기하고 싶다. 저는 코미디 장르를 좋아한다. 웃음이라는 것이 살면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요새는 더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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