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새해전야' 이연희 "치열했던 20대, 30대엔 여유 생겼다"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2-09 09: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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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첫사랑의 아이콘' 이연희가 돌아왔다. 자연스럽고 은은한 분위기로 뭇 남성들을 설레게 했던 그녀가 6년만에 신작 <새해전야>로 오랜만에 스크린을 찾은 것이다. 

 

어린 나이 데뷔해 어느 덧 데뷔 20년차인 이연희는 자신의 20대를 '치열했다'고 자평한다. 그녀는 <새해전야> 진아에 깊이 공감했기에 더욱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진아는 이 시대의 청춘들을 대변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새해전야> 개봉을 앞두고 하비엔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이연희는 "우연치 않게 공백 기간이 길었다. 다시 스크린에서 (내 모습을) 바라보니 감회가 새로웠다.어려운 시기에 힐링이 될 수 있는 영화라서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연희는 <결혼전야>에 이어 <새해전야>로 홍지영 감독과 재회했다. <새해전야>의 진아는 6년차 스키장 리조트 비정규직으로 6년 사귄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받은 인물. 직장도 연애도 어느 하나 마음대로 되지 않기에 그는 무작정 한국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떠난다. 

 

"진아는 이 시대를 대변하는 인물인 것 같다. 저의 20대를 맣이 생각했고, 오버랩 되는 부분도 있었다. 저도 무작정 여행을 떠나보자는 마음에 떠나보기도 했다. 지금 저는 30대고, 진아는 20대라서 풋풋함을 보여줘야하지 않을까 생각도 했다. 밝고 에너지 넘치는, 일에 있어서도 열심히 하는게 진아의 매력인 것 같다."

 

 

막상 아르헨티나에 도착했지만 진아는 '무계획'이었다. 결국은 길을 잃은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명소 마요광장에서 눈물을 흘린다. 

 

"하루 아침에 이별 통보를 받고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았을 것이다. 여행을 떠나고, 자연도 바라보고 자유로운 모습들 등을 보면서 한꺼번에 밀려오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토해내지 않았을까 싶다. 실제 저도 그랬다. 나는 행복하지 않을 때 '사람들은 행복하네'라고 느낀 적이 있어서 엉엉 울었던 것 같다. 진아의 마음을 끌어내기까지 힘들었지만 경험을 토대로 표현해냈다."

 

2001년 SM 청소년 베스트 선발대회를 통해 데뷔한 이연희는 2004년 '해신'으로 첫 연기자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10대부터 20대까지 쉼없이 달렸다는 이연희는 실제 진아처럼 지치고 힘들어 홀로 여행을 떠났었기에 더욱 공감할 수 있단다.

 

"너무 힘들고 지치더라. 리프레시 할 여유도 없고. 주어진 환경 속에서 만족스러움을 모르고 감사함을 몰랐던 것 같다. 남한테 솔직하게 나의 생각이라던지, 조금 힘들다는 말을 못했다. 그래서 그저 '해내야한다'는 생각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 같다. 그런 관계 속에서 힘들었던 게 있었다. 그걸 풀어내지 못하고 일을 하다보니 안 좋은 생각들을 많이 했다. 사람들을 미워하게 되더라.

 

 

 

진아처럼 어떠한 타이밍에 잠깐 시간을 달라고 해서 14일 정도 여행을 가고싶다고 해서 혼자 여행을 갔다. 파리에 갔는데 아무도 못 알아보고 너무 여유롭고 좋더라. 진아처럼 여행을 통해서 나란 사람을 알게 되고 다시 한국 가면 너무 열심히 일 할 수 있을거 같아서 그 이후로 목표가 생겼다. 이 후로 작품이 끝나면 여행을 가는게 목표가 됐다." 

 

<새해전야>에서 진아는 아르헨티나에서 쉴 새 없이 달린 직장생활 끝에 번아웃 되어 도망치듯 떠나 그곳에서 정착한 재헌(유연석)을 만난다. 이연희와 유연석은 촬영 3일 전에 도착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촬영 겸 세계 3대 폭포 중의 하나인 이과수 폭포도 찾았다. 이연희는 이때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며 웃었다.

 

"촬영이었지만 배우 선택한 것이 잘 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32시간이 걸리는 지구 반대편에 가볼 기회도 없을 것 것 같다. 이과수 폭로를 보고 목표가 생겼다. 세계 3개 폭포를 다 보러 가면 좋겠다고(미소). 경이롭고 자연 그대로 장관이었다. '와~'하면서 촬영했다. 오픈 한시간 반 전에 짤막하게 촬영하고 나왔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촬영 마무리 쯤에 한명씩 누군가 들어오더라. 관광객들이 정말 엄청났다. 촬영이니까 마음대로 볼 수 있었지, 아니었으면 관광객들 때문에 끝에서 봤을 것이라고 하더라. 저희에겐 정말 행운이었다. 촬영하면서 아찔하기도 했지만, 안전하게 잘 촬영했다."

 

 

과거 20대 후반, 이연희는 직업에 대한 고뇌가 깊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될 수 없는 것이다'라는 생각에 배우를 선택했으니 좀 더 편하게 접근해서 받아들여보자 해서 30대까지 흘러왔단다. 30대에 접어들고, 결혼과 함께 인생의 2막을 연 이연희는 최근 오랫동안 몸 담았던 SM엔터테인먼트에서 VAST로 소속사를 이적했다. 그녀는 "새로운 변화를 기대했다.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지금은 여유가 생겼다는 이연희는 집에서 반려식물을 키우고, OTT를 즐기며 여가 생활을 보내고 있다며 생각만해도 기분 좋은지 미소 지었다.

 

"원래 TV도 오래 보려고 하지 않았다. 근데 최근데 OTT라는 새로운 문화를 알게 됐다. 재밌는게 많더라. 반려 식물을 키우는데 재미를 느끼고 있다. 신경쓰는 만큼 잘 자라고 있다. 요리도 자주하니까 요리에 필요한 바질이나 로즈마리 이런 것들 키울까 생각중이다.

 

 

아스파라거스. 올리브도 키운다. 키우는데 '정말 자라는건가'라는 마음으로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아름다운 식물 하나 발견해서 대나무과의 금산죽이라고.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키우고 있다(미소)"

 

이연희는 전작 <만신>에서 과감하게 탈색을 도전, 샛노란 머리로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였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도 좋아한다는 이연희는 "미스터리 스릴러 도전하고 싶은 장르다. '그것이 알고싶다'도 챙겨본다.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바랐다.

 

마지막으로 이연희는 "지금 20대 청춘이 더 어려운 시기를 맞은 거 같다. 한국 사람들은 유난히 열심히 일하지 않나. 이때(코로나)가 핑계가 될수 있다. 다 이해할 수 있는 시기니까 짧게라도 자연으로 떠나셨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다보면 리프레시가 분명이 되고 바라보는 시야도 달라지고 용기를 얻을 것 같다. 안되면 영화를 통해서 힐링을 얻었으면 한다"고 했다.

 

사진=에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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