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인 더 하이츠' 꿈꾸는 열정가를 위한 희망 찬가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6-30 06: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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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쉴틈없이 흥이 폭발한다. 온몸이 리듬에 취했지만, 눈에선 쉴새 없이 눈물이 흐른다. 하이퍼리얼리즘을 표방, 워싱턴 하이츠 주민들, 즉 이민자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반영한 가사 때문이다.

 

30일 개봉한 영화 <인 더 하이츠>(감독 존 추)는 워싱턴 하이츠 마을에서 꿈을 꾸며 살고 있는 라티노(Latino)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미 작품성이 검증된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한 영화다. 

 

 

 주인공 우스나비(안소니 라모스)는 워싱턴 하이츠에서 잡화점을 운영한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바네사(멜리사 바레라)를 짝사랑해왔지만 고백은 한번도 못해봤다. 몸은 워싱턴 하이츠에 있지만 마음은 항상 바다 건너 도미니카 공화국에 있는 그는 오랜 고민 끝에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바네사는 만인의 연인으로, 미용실에서 일하며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키워나간다.

 

니나(레슬리 그레이스)는 스탠포드 대학생으로 마을의 자랑이다. 하지만 니나는 관심이 부담스럽다. 그는 아버지 운수회사에서 일하는 베니(코리 호킨스)와 연인 관계다. 니나는 방학이라는 핑계로 마을로 돌아왔지만, 사실은 학교를 자퇴하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이 사실을 모르고 학비를 위해 운수회사를 팔려고 한다. 어느 날 우스나비는 자신의 가게에 판 복권 중 1등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음악이 끊이지 않는 워싱턴 하이츠는 이름만 보면 워싱턴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카리브 해를 건너 꿈의 도시를 찾은 중남미 출신의 라티노다. 기대치가 무색하게 이들은 인종차별을 기본으로 하는 사회적 문제에 직면하며 살아간다.

 

 

그렇기에 1등 당첨금 9만 6000달러는 꿈을 이룰 수 있는 확신이자 희망이다. 1등 복권이 마을에서 나왔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하루 중 가장 뜨거운 시간, 수영장에서 더위를 식히며 당첨금으로 각자 미래를 그려본다. 

 

특히 우스나비의 사촌 소니(그레고리 디아즈 4세)는 불법 이민자로 교육 혜택조차 받지 못

하는 인물이다. 평등과 존중을 외치며 인종에 관한 시위에 참여하는 소니가 수영장에서 힙합 리듬에 맞춰 쏟아내는 래핑은 흥겨운 리듬과는 달리, 10대 답게 직설적이기에 결코 가볍지 않다. 더욱 씁쓸함을 안긴다. 

 

마을의 다니엘라스 미용실은 마을의 실세인 다니엘라스(데프니 루빈-베가)가 운영하며 그의 파트너 칼라(스테파니 비트리즈)가 함께한다. 이 곳은 마을의 모든 소문이 퍼지는 장소이면서, 성소수자들의 평범한 일상을 비추기도 한다.

 

 

워싱턴 하이츠를 대표하는 어른이자, 정신적 지주같은 존재인 클라우디아 할머니는 원작 뮤지컬에서 토니상을 수상한 브로드웨이 베테랑 배우 올가메레디즈가 열연했다. 주민들뿐만 아니라, 관객들까지도 클라우디아의 사랑이 가득한 기도와 따스함으로 힐링 받을 것이다.

 

<인 더 하이츠>는 액자식 구성으로 우스나비(모스)가 과거를 회상하며 시작된다. 우스나비는 셀프소개부터 마을 사람들과 특징을 모두 힙한 리듬으로 이어간다. 모든 퍼포먼스는 대규모 인원이 도심 한복판, 클럽, 타워 중심지 등에서 일사분란하게 하나가 돼는 모습으로, 뮤지컬 공연장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옯긴 듯하다. 감미로운 고백, 쓸쓸한 독백씬까지 리듬을 더해 희로애락을 표현했다.

 

워싱턴 하이츠는 주민들은 정전이 된 순간에도 곳곳에서 촛불을 밝히며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출신 국가는 다르지만 서로를 북돋고, 자신의 뿌리에 자부심을 가지며 삼바, 탱고 등으로 열정을 불태우는 한낮의 카니발씬은 영화의 정점을 찍는다.

 

 

<인 더 하이츠>는 이민자라면 누구나 직면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를 반어적으로 담아내며, 가진 메시지를 더욱 묵직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꿈을 갖고, 열정이 넘친다면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도 더했다. 

 

아메리카는 기회의 땅이기도 하지만, 많은 이민자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이는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닌 고질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주연배우 안소니 모라스(푸에르토리코), 엘리사 바레라(멕시코), 니나 아버지 역으로는 유명 라틴계 배우 지미 스미츠가 출연하며 공감도를 높였다.

 

러닝타임은 143분, 12세 관람가다. 개봉은 30일이다.

 

사진=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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