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 인형은 오직 백인? 다양한 피부색의 바비 인형 출시

고진아 / 기사승인 : 2017-11-08 08: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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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루트 인형(Healthy Roots Dolls)’의 설립자, 옐리사 장 찰스(Yelitsa Jean-Charles)가 인종 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색의 인형을 제작했다(출처=플리커)

‘건강한 루트 인형(Healthy Roots Dolls)’의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옐리사 장 찰스(Yelitsa Jean-Charles)는 어린 시절, 자신이 갖고 놀던 인형이 왜 자신과 닮지 않았는지 궁금해 했다.


“어릴 때, 저와 같은 피부색을 갖고 있는 이들이 TV에서 예쁘다고 여겨지는 상황을 결코 접해보지 못했어요” 옐리사가 과거를 회상했다. “자라면서 인종차별을 많이 경험했고, 이런 경험들이 아름다움과 자신감에 관련된 제 자신의 의식마저 바꿔놓았죠.”


그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흑인 바비 인형을 받고는 “예쁘지 않다”고 소리치며 선물을 거부했다. 이러한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성인이 되기 전까지 계속됐다.


이후, 장 찰스는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스쿨(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에서 흑인 여성들을 연구하면서 비로소 자신의 피부색과 헤어스타일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살롱(Salon)’을 집필한 작가, 브리태니 쿠퍼(Brittany Cooper)는 “검은 머리카락을 화학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역사적, 정치적 맥락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흑인들이 미용실에서 화학적인 약품을 이용해 곱슬거리는 머리를 생머리로 펴는 것처럼, 미국 사회는 암묵적으로 흑인들의 신체를 규제하고 있다. 심지어 어릴 때 갖고 노는 장난감마저도 우리가 보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1940년 심리학자 케네스(Kenneth)와 마미 클라크(Mamie Clark)가 실시한 연구에서, '편견', '차별', '인종 차별'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이들에게 열등감을 주었으며, 자존심을 손상시켰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이들에게 하얀색의 인형과 검은 색의 인형을 나눠주고 반응을 지켜보았다. 그 결과, 아이들은 검은색의 인형을 "못생겼다"고 말하며 내팽겨치고, 하얀색 인형을 선택했다.


이 실험 결과를 전해들은 장 찰스는 사명감을 안고 인형 업체 설립에 착수했다. 그는 “나 같은 흑인 여성들을 위한 인형을 만들고 싶었다. 우리 인형을 통해 흑인 여성들이 그들의 자연스러운 머리카락을 자랑스러워하고, 유색인종을 위한 보다 긍정적인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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