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 자사 최초로 흑인 캐릭터 주연 애니메이션 만든다

김명석 / 기사승인 : 2019-11-27 15: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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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는 '토이 스토리', '코코', '인크레더블', '라따뚜이' 등의 인기 애니메이션을 만든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는 '토이 스토리', '코코', '인크레더블', '라따뚜이' 등의 인기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눈에 띄는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기도 한다. 보통 장편 영화를 상영할 때 영화 앞부분에 단편 애니메이션을 삽입하는 식이다. 이런 단편 애니메이션은 고정관념을 깨거나 소수 민족의 삶을 다루는 내용이 많다.


그런 픽사가 얼마 전 새로운 애니메이션의 티저 예고편을 선보였다. 애니메이션의 제목은 '소울'이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분주한 뉴욕의 모습으로 시작되는 이 애니메이션 예고편은 진정한 삶의 의미와 삶과 죽음, 그리고 죽음 직전에 이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만드는 작품이다. 인간의 감정을 다뤘다는 점에서 '인사이드 아웃'과 비슷하다.


미국 매체 CNET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영화는 중학교 교사이자 뮤지션인 주인공 조 가드너가 예기치 않은 사고로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는 일을 겪은 다음 발생하는 사건을 다룬다. 주인공의 목소리는 배우 제이미 폭스가 맡았다. 가드너는 인간이 지구상에서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짦은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 시간을 최대한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지를 시청자들에게 알려줄 것이다.


'소울'의 줄거리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자신이 여태까지 지내온 삶을 되돌아보려고 한다. '소울'은 한 예술가의 이야기이자 그가 창작 예술 세계에서 어떻게 성공을 좇아 노력했는지를 다루는 이야기다. 가드너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재즈 뮤지션이자 중학교 교사이며 뉴욕에 산다.


가드너는 악기를 연주하고 싶다는 진정한 열정을 갖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교사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야 한다. 하지만 그는 음악이 생계를 위한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그는 처음으로 공연할 기회를 얻게 되는데, 실수로 열린 맨홀로 떨어진다. 그는 어두운 구멍 안에서 육체와 영혼이 분리된 것을 느낀다. 그리고 22라고 불리는 다른 영혼과 만나게 된다. 22는 수백년 동안 최면술 세미나에 참가하고 있는 영혼이다. 티나 페이가 22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22는 사실 자살한 젊은이의 영혼인데, 가드너는 22와 함께 살아 있는 세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모험에 착수한다. 22는 인간을 혐오하고 다시는 일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22는 가드너에게 영혼을 소유한다는 것이 진짜로는 어떤 의미인지 알려준다. 픽사의 작가인 켐프 파워스는 "영화 감독인 피트가 여태까지 만들어 왔던 작품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중학교 교사이자 뮤지션인 주인공 조 가드너가 예기치 않은 사고로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는 일을 겪은 다음 발생하는 사건을 다룬다(사진=플리커)

최초의 흑인 캐릭터 주연 애니메이션

픽사는 다양성과 관련해 경계를 넓히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다. 뉴스 채널인 CNN의 보도에 따르면, 픽사는 얼마 전 개봉한 '인크레더블 2'의 앞부분에 중국계 캐나다인 가족의 '빈 둥지 증후군'을 다룬 단편 애니메이션 '바오'를 상영했고 큰 호평을 받았다. 이 애니메이션은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여러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산제이의 슈퍼 팀'이라는 애니메이션에서는 1세대 인도계 미국인 소년의 열정과 전통성을 중시하는 아버지와의 충돌을 그렸다.


2020년에 개봉할 '소울'은 픽사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흑인 캐릭터 주연의 애니메이션이다. 폭스와 페이 외에도 다비드 딕스, 필리샤 라샤드 등이 출연한다. 음악은 존 바티스트와 트렌트 레즈너, 애티커스 로스 등이 맡았다.


이 영화에서는 재즈 음악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벌써부터 영화의 OST로 유명한 재즈 아티스트들의 음악이 쓰이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픽사가 처음으로 흑인 캐릭터를 주연으로 내세운 데에 대해 기대하는 팬들도 많다.


영화의 다양성

영화 산업 마케팅 및 데이터 회사인 모비오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다양성에 대해 더 깊이 다룬 영화일수록 박스오피스에서 성공을 거둘 확률이 높다. '다양성에 대한 요구 : 영화의 미래 확보'라는 제목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양성과 흥행에는 상관관계가 있었다. 다양성을 잘 다룬 영화에 평점을 투표하는 비율이 일반적인 영화의 두 배가량 높았다.


예를 들어 픽사의 애니메이션 '코코'는 등장인물 대부분이 라틴계다. 이 회사의 또 다른 인기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 2'와 비교해볼 때, 각 영화에 평점을 남긴 라틴계 미국인의 비율은 '코코'가 75%나 더 높았다. 조던 필의 호러 영화 '어스' 또한 같은 호러 부문의 영화인 '콰이어트 플레이스'에 비해 흑인 관객의 지지도가 압도적이었다.


모비오의 CIO 겸 CEO인 크레이그 존스는 “오늘날 소비자는 수많은 엔터테인먼트 옵션 중 자신의 취향이나 경험과 맞는 콘텐츠를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영화 제작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은 앞으로 더욱 다양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양성은 오늘날 영화 제작자가 새로운 영화를 만들 때 항상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로, 이는 특히 소수 민족 어린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더구나 소수 민족의 여자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꿈이 좌절되기 쉽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다른 사람들이 살지만 여태까지 영화 산업은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했다. 영화 산업에서 다양성이 보장된다면 관객들의 신뢰도도 높아질 것이다.


픽사는 다양성과 관련해 경계를 넓히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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