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성인 애니 '빅마우스' 시즌 3, 젠더 관련 이슈 다뤄

박용일 / 기사승인 : 2019-10-31 1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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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을 위한 애니메이션 시리즈 '빅마우스'가 청소년에게 매우 민감한 주제로 찾아왔다(사진=맥스픽셀)

넷플릭스의 성인 애니메이션 ‘빅마우스’는 10대 후반의 청소년들이 으레 겪는 사춘기의 성 정체성 문제를 다루는 시리즈다. ‘빅마우스’ 시리즈는 호르몬이 어떻게 의사 결정과 신체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지 총체적이고 정확하게 묘사하는 것은 물론 현재 사회에 만연한 젠더 스테레오 타입, 즉, 성별 고정관념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시리즈에는 양성애자나 범성애자 등 다양한 성 지향성을 가진 인물이 등장한다.


새로운 캐릭터 등장하는 에피소드 '랭킹'

영화 리뷰 웹사이트 인디와이어는 이 시리즈의 시즌 3 에피소드 중 하나인 '랭킹'에서 새로운 캐릭터 앨리가 등장한다고 알렸다. 앨리의 목소리는 유명 코미디언인 앨리 웡이 맡는다. 이 캐릭터는 스스로 '래번클로'이자 범성애자라고 말한다.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자 아이들은 앨리에게 관심을 보인다. 아이들은 앨리에게 범성애란 도대체 무엇인지 질문한다. 그런데 시리즈에서 범성애란 무엇인지 정의하려고 함에 따라 이 쇼의 전매특허이기도 한 솔직함과 진솔함이 조금 퇴색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앨리는 범성애란 트랜스젠더 소년이나 트랜스젠더 소녀가 단순히 남자나 여자가 아닌 것과 마찬가지라고 정의했다. 또 범성애란 모든 사람에게 정체성이나 젠더와 상관없이 매력을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 비평가인 에밀리 반더워프는 "이 장면에는 아주 복잡한 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 있다. 범성애자에 대해서는 다양한 정의가 존재한다. 실제 범성애자인 사람들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남성이나 여성, 제3의 성, 혹은 그 이외의 무엇이든 상관없이 상대방에게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범성애에 대한 묘사가 잘못됐다는 논쟁이 일면서 '빅마우스'의 공동 제작자 앤드류 골드버그는 사과문을 발표하며 범성애와 양성애의 정의와 관련해 놓친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공동 제작자인 닉 크롤, 마크 레빈, 제니퍼 플라켓 등은 이와 같은 복잡한 문제를 다룰 때 정확한 정의를 내리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10대 소녀의 '분노'에 대한 고정관념

여학생에게 엄격한 복장 규정이 적용되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늘 페미니즘과 관련된 발언을 하는 캐릭터인 제시가 이에 반대해 시위를 주도하는 내용이 나온다. 제시와 여학생들이 선택한 시위 내용은 오히려 거의 헐벗은 듯한 모습으로 행진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미시 포어먼-그린월드만 편한 옷을 입고 참여했다.


미시의 행동은 논리적인 것이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편하게 여기는 옷을 입을 권리가 있고, 학교의 복장 규정에 반대한다고 해서 반드시 노출이 심한 옷을 입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구들은 배신이라고 생각했다. 화가 난 미시는 성차별적인 교사에게 일침을 가한다.


'여학생들도 화를 낸다(Girls Are Angry Too)'는 제목의 에피소드에서는 TV 시리즈나 영화의 대본을 쓰는 작가들이 여성의 분노, 특히 청소년 여성의 분노를 어떻게 묘사하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과장되게 눈을 부릅뜨는 등의 모습이다.


미시와 다른 친구들은 10대 청소년 여성들이 감정을 보여주는 방법에 대해 일반적인 묘사를 거부했다. '빅마우스'의 제작진은 미시와 다른 여성 캐릭터들이 왜 서로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는지 그 이유를 에피소드에서 설명했다.


미시는 자기 나름대로 논리적인 행동을 취했지만 친구들은 배신이라고 생각했다(사진=123RF)

'빅마우스' 그리고 여성의 성

애니메이션에는 털로 뒤덮인 호르몬 몬스터가 등장하는데, 이에 따라 자위 등 여성의 성과 관련된 문제가 집중 조명되기도 한다. 남자 캐릭터인 닉과 다른 소년들은 여성의 성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 이야기를 나눈다.


'여학생들도 화를 낸다' 에피소드에서 남학생들은 여학생의 시위에 큰 혼란을 느낀다. 남학생들은 여학생들이 남자의 관심을 끌고 싶지 않다면 어째서 노출이 심한 옷을 입는 것인지 궁금해한다. 또 상대방이 원치 않는 관심을 억제하고 충동을 통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애니메이션에는 털로 뒤덮인 호르몬 몬스터가 등장한다(사진=123RF)

시청자들의 반응 또한 엇갈렸다. 일부 시청자들은 이 애니메이션이 여성들의 성이 사회적으로 압박을 받는 모습을 훌륭하게 다뤘다고 생각하지만, 일부는 이런 이슈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애니메이션의 잠재적 시청자인 어린이나 청소년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빅마우스'는 자라나는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느끼고 고민했을 성 이야기, 청소년이 내면적으로 혹은 주변 인물들과 투쟁하는 이야기를 잘 묘사해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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