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애니메이션 ‘슈렉’ 시리즈의 성공과 실패

권상진 / 기사승인 : 2019-09-03 17: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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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애니메이션 슈렉 시리즈는 제작 과정에서 기복을 겪었다(사진=플리커)

엄청난 성공을 거둔 애니메이션인 '슈렉' 시리즈의 독특한 제작 과정이 공개돼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밀레니엄 세대나 Z 세대라면 슈렉을 기억할 것이다. 슈렉은 여러 세대의 관객들에게 사랑받은 애니메이션일 뿐만 아니라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초창기 애니메이션으로서 관객들을 놀라게 한 작품이다.


슈렉은 박스오피스를 강타하며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의 제작 과정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언론 매체인 CBR에 따르면 슈렉은 또 다른 애니메이션인 '이집트의 왕자'와 비슷한 시기에 제작됐다.


당시 애니메이션에 컴퓨터 그래픽을 통합한다는 것은 미지의 영역이자 도전이었다. 1995년에는 '토이스토리'의 첫 번째 작품이 개봉했다. 드림웍스는 이집트의 왕자를 제작하던 도중 계속해서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갈망하고 있었다.


이 회사의 설립자 중 한 명인 제프리 카첸버그는 만화가이자 동화 작가인 윌리엄 스타이그가 쓴 동명의 책에 대한 판권을 사들였다.


픽사(현재는 디즈니)가 토이스토리를 제작할 때 라이벌인 드림웍스는 이집트의 왕자를 제작하고 있었고 이후 슈렉을 만들었다(사진=플리커)

카첸버그는 이 프로젝트가 상당히 새로운 것이 되길 바랐지만 당시로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제작진이 가장 두려워한 것은 ‘동화를 어떻게, 얼마나 비틀어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주류 관객들이 이것을 외면하는 것은 아닐까?’였다.


게다가 이집트의 왕자 작업을 담당하던 애니메이터들은 슈렉의 제작진으로 발탁되는 것을 꺼려했다. 그것이 일종의 좌천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드림웍스 애니메이터들 사이에서는 슈렉 팀으로 불려가는 것이 마치 지하 동굴로 끌려가는 것 같다며 '슈렉당했다'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그런데 슈렉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조금씩 바뀌었다. 슈렉의 목소리 역으로 캐스팅된 크리스 팔리가 사망하면서 잠시 위기가 닥치기도 했지만 마이크 마이어스가 다시 슈렉 역을 맡았다.


마이크 마이어스 캐스팅

팔리의 죽음은 안타까운 소식이었지만 슈렉 제작진에게는 전환점이 됐다. 팔리가 1997년에 사망했을 때, 제작진은 이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갈지 여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마이크 마이어스가 다시 슈렉 역으로 캐스팅되면서 프로젝트는 계속 이어졌다.


녹음에 참여한 마이크 마이어스를 보고 많은 제작진이 감탄했다. 마이어스는 스코티시 억양을 살려 슈렉이라는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제작진은 "마이크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것들을 해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이크 마이어스가 캐스팅되면서 프로젝트는 계속해서 진행됐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즈)

이후의 이야기

마이어스의 열연과 영화의 새롭고 신선한 스토리가 수많은 대중들의 시선을 끌었고 슈렉은 대성공을 거뒀다. 이후 애니메이션은 4편까지 제작됐다.


슈렉은 거의 사회 현상에 버금가는 캐릭터가 됐다. 마지막 작품인 '슈렉 포에버'가 2010년에 개봉했지만 2019년 현재까지 슈렉, 피오나 공주, 그리고 동키와 장화 신은 고양이 등 슈렉의 캐릭터들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식상하던 고전 동화를 아주 재미있게 비틀었으며 때로는 촌철살인의 유머를 날리기도 한다.


처음 프로젝트가 시작될 때는 애물단지와 같았던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드림웍스를 대표하는 작품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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