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웃사촌' 휴먼 코미디로 버무린 소통의 나비효과

노이슬 / 기사승인 : 2020-11-11 18: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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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이환경 감독이 전작이자 천만영화 <7번방의 선물>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며 웃음과 감동을 안겼다면 <이웃사촌>에서는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가족의 의미를 넘어서 사람과 사람이 소통함으로써 이뤄낼 수 있는 시너지에 집중했다.

 

11일 언론 배급 시사회를 통해 최초로 베일을 벗은 영화 <이웃사촌>은 좌천 위기의 도청팀이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의 옆집으로 위장 이사를 오게 되어 낮이고 밤이고 감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1980년대, 민주주의를 열망하던, 갇혀져 있던 시대를 배경으로 했지만 이 감독은 정치색 보다는 '사람냄새'에 집중했다.  

 

냉철하고 차갑기만 하던 팀장 대권(정우)은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다. 그가 이의식(오달수)을 도청하고, 알아가면서 점점 변해간다. 대권은 의식의 일거수일투족을 도청하며 그를 그대로 따라한다. 심지어 모닝 우유가 몸에 받지 않음에도 따라한다.

 

의식은 '빨갱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가택연금 됐다. 감시자 입장에서는 집에서 은밀하게 신호를 주고 받으며 '작당모의' 할 것을 확신해 도청을 붙였다. 하지만 의식은 '감금' 생활에 적응해간다. 

 

 

의식의 이런 모습은 코로나19여파로 외출을 자제하고 재택근무를 하는 등, 자가격리를 하고 있는 현실과 닮아있다. 하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가족들과 오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평화롭게 느껴져 아이러니하다.

 

배우 정우의 눈은 보는 이의 마음을 동요하게 한다. <이웃사촌>에서도 정우의 진정성 있는 눈빛 연기는 관객의 마음을 뒤흔든다. 믿고 보는 배우 오달수와의 케미도 좋다. 

 

다만, 오달수가 '미투 논란'으로 인해 영화의 개봉이 미뤄졌고, 잠시 활동을 중단했던 바. 관객들이 '천만요정' 오달수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병철, 조현철, 염혜란은 감초 연기로 웃음을 담당한다. 특히 세 사람의 추격(?)씬은 관객들을 빵빵 터뜨린다. 진위를 알 수 없으나 조현철의 오달수 성대모사는 들을수록 놀라움을 자아낸다. 작정하고 악역을 펼친 김희원, 지승현, 숨은 주역 이유비, 특별출연 박철민, 심이영까지도 존재감을 과시한다.

 

<이웃사촌>에는 '빨갱이'를 비롯해 '휴교령' '사람 사는 세상' '금지곡' 등이 자주 등장하며 정치색을 완벽하게 지울 수는 없다. 

 

하지만 '빨갱이'라는 단어는 그 당시 부정적인, 사회에서는 '악'으로 통했던 존재. 대권이 의식에 대한 색안경이 벗겨지고 '사람 대 사람'으로 마주하는 순간, 그제야 진위를 가려내며 '소통의 나비효과'는 발휘된다. 러닝타임은 130분. 개봉은 11월 2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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