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조제' 한지민x남주혁이 완성한 아름답지만 가장 슬픈멜로

노이슬 / 기사승인 : 2020-12-02 17: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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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섬세하고 아름답지만, 어떤 작품보다 현실적이다. 영화 <조제>는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함께한 두 남녀의 이야기를 전한다.

 

<조제>는 취업을 앞둔 대학생 영석(남주혁)이 길바닥에 넘어진 조제(한지민)를 도와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조제는 그런 영석에게 고맙다며 밥으로 보답한다. 이후 영석은 조제가 신경쓰이고, 호기심을 갖는다. 그는 조제가 불편하지는 않을까 썸타는 후배의 도움까지 받아 조제를 돕는다.

 

 

조제가 사는 곳은 그만의 룰이 있다. 다리가 불편한 조제는 그곳에서 만큼은 누구의 도움도 없이 자유롭다. 조제에 맞춰진만큼 키가 큰 영석에게는 불편할 터. 영석은 단 한번도 불평, 불만을 하지 않는다. 다만, 조제가 생활하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복지시설의 도움을 받아 그녀의 집을 수리한다. 그리고 자신도 그 삶에 녹아든다.

 

극 중 조제는 어디든 가봤고, 무엇이든 경험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그는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려운 몸. 영석은 그런 조제를 처음에는 동경의 시선으로, 어느 순간 조제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 그녀의 발이 돼준다.

 

'조제'는 일본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 소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이 원작으로 연출을 맡은 김종관 감독이 각색했다. 김종관 감독은 스스로를 좀 더 아끼고, 스스로를 알아가며 그렇게 성장해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며 원작과 결말을 달리했다.

 

 

극 중 조제는 수족관 물고기를 보며 자신을 물고기에 빗댄다. 사람의 입장에서 물고기가 갇혀 있다는 생각에 온도도 맞춰주고 최대한 익숙한 환경을 만들며 돌보려 한다. 그 중에는 행복한 물고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물고기도 있다. 조제는 어느덧 자신의 세계에 익숙해진 영석을 통해 자신의 세계 밖인 '현실'을 바라본다.

 

영화 <미쓰백>으로 연기 스팩트럼을 넓힌 한지민은 어딘가 시니컬하지만 쓸쓸해 보이는 조제에 특유의 섬세함을 더했다. 남주혁은 또래의 귀엽고 순수한 모습과 더불어 어딘가 공허한, 그리고 진짜 사랑을 알아가는 성숙한 남성미까지 선보인다. 한지민, 남주혁의 재회는 김종관 감독의 섬세한 연출로 방점을 찍었다.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난, 헌책방에 온 듯한 분위기의 조제의 공간도 눈길을 끈다. 빈 위스키 병이 한켠에 즐비하고, 책상에 온통 헌책이 가득하다. 다리미가 뒤집혀 후라이팬으로 사용돼는 점도 재밌다. 봄부터 눈이 오는 겨울까지 사계절을 모두 스크린에 담겨 보는 눈이 즐겁다. 로드뷰 시선도 새롭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OST가 흘러나온다. 아이유와 크러쉬가 OST 작업에 참여하며 <조제>가 그린 섬세하면서도 애틋한 이야기에 여운을 남긴다. 15세 이상 관람가. 런닝타임은 117분. 개봉은 12월 1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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