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홀로 버티던 '아이'에 건넨 따스한 손길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2-03 17:3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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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만 18세. 보호종료 아동의 나이다. 겉보기에는 다 자란 어른이지만 그들은 이제 겨우 사회에 첫 발을 내딛어야 한다. 스스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며 자립하기까지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해내기 어렵다. 김현탁 감독은 영화 '아이'를 통해 상처 가득한 세상, 손을 내밀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살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로 힐링을 안긴다.

 

'아이'에서 아영(김향기)은 보호종료아동으로 자립하려고 한다. 그에게는 월급 120만원보다 매달 보장되는 기초생활 수급비 30만원이 더 중요하다. 이에 월급을 현금으로 줄 수 있냐고 부탁하지만 결국 짤렸다.

 

아영은 친구의 소개로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초보 엄마 영채(류현경)의 베이비시터가 됐다. 영채는 업소를 나가며 홀로 아이 '혁'이를 키우고 있다. 영채는 아영을 첫 만난 날 그의 학교에 전화해 학생인지 신원 확인을 하며 아이에 대해 신경썼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못했다. 쉬지 않고 일해도 늘어나는 것은 빚밖에 없는 암담한 현실에 결국 영채는 혁이를 입양보내기로 한다. 그 마저도 정당한 절차가 아닌 불법으로 단돈 '120만원'으로 정리하려 한다. 입양한 가정에서 행복한 아이도 있겠지만, 갓 시설에서 나온 아영은 그 누 구보다도 혹시나 '파양' 후 삶을 알기에 더욱 혁을 지키고자 한다.

 

'아이'의 사전적 의미는 단순하게 나이가 어린 사람을 말한다.반의어 '어른'은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다. 자립할 수 있는 성숙한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곧 나이가 많다고 해서 모두가 자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감독은 '아이'라는 제목을 통해 이제 갓 사회에 홀로 자립을 시작한 아영은 물론, 초보 엄마 영채까지도 '보호받아야 하는 사람'임을 강조한다. 여기에 홀로 아이를 키우며 보호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미혼모와 한부모 가정, 아영과 친구들을 통해 보호종료아동의 차가운 현실을 비춘다. 

 

 

부모를 여의거나 부모에게 버림받아 몸 붙일 곳이 없는 아이를 '고아'라 한다. 하지만 이를 가족이 없거나, 신원이 불분명한 사람을 일컫는 무연고자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오류가 있다.

 

이에 감독은 아영의 친구가 죽은 뒤 친구들이 장례을 치루게 해달라고 하지만 그에 '무연고자 장례 절차'를 적용하는 모습을 보며 가족의 의미가 달라진 현재에 '가족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법의 허점을 꼬집는다.

 

어린 나이임에도 연기는 베테랑인 김향기가 아영으로 분했다. 김향기는 퉁명스러운 말투에, 질문을 싫어해 말수도 적지만 그 배경에는 아픔을 가진  아영 그 자체다. 무당부터 악역, 워킹맘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한 류현경은 차가운 현실 속에서도 모성애를 잃지 않는 모습으로 관객들에 깊은 공감과 울림을 전한다. 그런 영채 옆에서 묵묵히 버팀목이 되주는 미자는 염혜란이 연기했다. 어느 덧 힐링의 아이콘이 된 배우 염혜란은 츤데레 매력으로 관객들을 울린다.

 

15세이상 관람가, 러닝타임은 112분, 개봉은 2월 1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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