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신의 철길 따라⑫] 한반도 종단철도를 이뤄냈던 함경선 이야기

편집국 / 기사승인 : 2020-09-28 17: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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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경선
[하비엔=편집국] 1905년 부산~서울 간 경부선, 1906년 서울~신의주 간 경의선 및 1914년 목포~대전 간 호남선과 용산~원산 간 경원선에 이어 1914년부터 1928년까지 장장14년에 걸친 공사로 원산~회령 간 함경선을 개통시킴에 따라 한반도 최북단까지 종단철도가 이루어진 함경선의 건설과정을 살펴본다. 1914년11월21일자 매일신보에 의하면 조선총독부는 일본정부로 부터 받는 보조금을 1914년부터 5개년계획으로 매년 체감하여 1919년에 전면적으로 종식시킨다는 재정의 독립계획에 함경선 건설예산은 영향을 받지 않고, 예정대로 집행한다는 보도내용에서 함경선 건설의 중요성이 짐작된다.
▲원산역

 

▲북부 청진~회령 간 공사현장

원산~회령 간 623.6㎞의 함경선 건설은 1914년10월 1일 남부 원산~영흥 간 및 북부 청진~회령 간 공사를 동시에 착공하면서 시작되어 1916년 7월21일 원산~영흥 간, 1917년11월25일 청진~회령 간 구간이 먼저 개통되는 등 건설공사가 진행되었으나 역사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당시의 각종 신문보도 자료를 인용하여 이야기를 전개한다. 

 

1916년10월25일자 매일신보는 전란으로 철류(鐵類)가격이 2.5배나 폭등하여 공사에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하여 당시의 제1차 세계대전(1914. 7.28.~1918. 1.11.)이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쳐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었음을 알 수 있으며, 1920년 5월18일자 동 신문은 5월16일 원산~함흥 간 123,9㎞가 개통되어 함흥역구내에서 개통기념식이 거행되었음을 보도하였다.  

▲함경선전통기념 옥제시계
▲함경선전통기념 재털이


1924년10월 5일자 신문의 함경선시승안내장을 소지한 여객에게는 10월 5일부터 20일까지 기선과 자동차운임 2할을 할인해준다는 광고는 함경선 철도가 선박이나 자동차 운송에도 도움이 된다는 짐작이 가능하며, 1927년 5월14일 매일신문의 15개년에 걸쳐 1억 원을 투입한 388마일(624.4㎞)의 함경선 전구간이 개통됨에 따라 부산에서 회령까지 한길의 철도로 갈 수 있게 되었다는 보도를 시작으로 함경선 개통관련 예측 기사들이 각 신문에 주요 보도 자료로 등장했다.


1928년 9월 1일 거산~군선 구간 개통으로 원산~회룡 간 전구간이 개통되자 철도국에서는 함경선 전통 축하기념으로 각성대신(각부장관)과 차관 및 요로의 관계관에게 증정할 함경선전통 기념품으로 대리석 또는 옥으로 만든 시계 5,000개와 마포제품 식탁보(卓子掛) 5,000매를 제작 주문하였고, 축하행사비 6,7만원을 투입하여 관민 수 천 명을 초대하고 기념품을 증정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기사도 보인다.

 

▲함경선전통기념 일부 인

또한 우편국에서는 함경선전통기념 소인을 제작하여 사용하였고, 함경선 전통기념 전람회 및 이와 관련된 도시별 축하회 등 많은 신문들이 함경선 전통관련 소식을 실었으며, 함경선 개통으로 경성의 상권이 확장되리라는 예측기사 등과 함께 1928년 9월 5일자 중외일보에는 ‘함경선 직통과 인천부민의 열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인천시민들은 인천을 출발한 경인선열차가 경성과 원산 간 경원선을 경유하여 함경선 회령까지 직통열차 운행을 간곡히 희망하며, 직통열차 운행이실현 될 경우 중국과의 무역에도 크게 도움이 되리라는 주장을 펴기도 하였으며, 함경선 전 구간 개통 기념식은 1928년10월 1일 11시 에 나남에 주둔하고 있는 일본군 기병대 제27연대 연병장에서 1,000여명이 참석하여 성대히 마쳤다고 한다.  

▲ 8.19280905중외-'함경선개통과 인천부민열망' 라는 제목의 기사

1928년10월 3일자 부산일보에 보도된 함경선 공사보고서에 의하면 원산~회령 간 함경선 건설공사는 1914년 4월 원산과 청진에서 양방향 실지측량을 시작으로 10월 1일 착공하여 13년11개월에 걸친 공사기간 중 물가와 노무임금의 이상폭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1923년 9월 1일 발생한 일본 관동지방 대지진으로 인한 재정긴축 영향을 받아 공사가 지연되었으며, 총 투입된 공사비는 9천 여 만원이었음을 보도하였다.

▲ 함경선 노선도

1929년 2월16일자 조선시보에 의하면 경성~회룡 간 직통열차 운행이 시작되었으며, 경선에서 회룡까지 26시간이 소요되었다 한다. 함경선은 1940년10월 1일 회령역 북쪽 도문선 구간 중 회령~상삼봉 구간이 함경선으로 편입되었다. 


자료조사 중 1932년 4월21일 함경선 여호역과 퇴조역 간을 달리던 열차의 기관차가 탈선하고 3등 객차 2량이 전복되는 열차사고가 발생하였지만 다행히도 인명피해는 기관차화부 1명과 여객 1명만 부상을 입었는데, 범인을 잡고 보니 소년 8명의 못된 장난으로 발생한 참사였다는 4월26일자 부산일보 보도내용을 보니, 1960~70년대 까지만 해도 어린이들이 철길에 돌이나 못 등 쇠붙이를 올려놓거나, 달리는 열차를 향하여 돌을 던지는 사고가 많이 발생하여 계몽활동과 단속이 이어졌던 시절이 새삼 추억처럼 떠오른다.  


▲  북한의 철도노선

지금은 함경선 노선 중 원산~고원 구간은 옛 경원선 구간과 통합되어 강원선으로 변경되었으며, 고원~청진(지금은 청진청년역) 구간은 경의선의 서포역과 고원역 간의 평원선에 통합되어 평양~나진 간의 평라선으로 변경되었고, 청진~상삼봉 구간은 평라선의 반죽역부터 나진역에 이르는 함북선으로 변경되어, 함경선이라는 명칭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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