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요금 체계 도입' 배달의민족, 독과점 논란 '역풍'에 고개 숙였다

송태섭 / 기사승인 : 2020-04-06 16: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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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막 사태 와중에 새 요금체계 도입으로 외식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에 휩싸인 배달 어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을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우아한형제들의 김범준 대표는 6일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일부 업소가 광고 노출과 주문을 독식하는 '깃발꽂기' 폐해를 줄이기 위해 새 요금체계를 도입했지만 자영업자들이 힘들어진 상황 변화를 두루 살피지 못했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그는 "영세 업소와 신규 사업자일수록 주문이 늘고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는 개편 효과에만 주목하다 보니, 비용 부담이 갑자기 늘어나는 분들의 입장은 세심히 배려하지 못했다."며 "즉각 오픈서비스 개선책 마련에 나서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분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포함하여 여러 측면으로 보완할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오픈서비스 도입 후 5일간의 데이터를 전주 동기와 비교 분석해 보면, 오픈서비스 요금제에서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업주님과 줄어드는 업주님의 비율은 거의 같게 나타나고 있다"며 "비용 부담이 갑자기 늘어나는 업소가 생겨난 데 대해 무척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는 "저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소상공인 경영난 극복에 도움을 드리고자 월 최대 15만원 한도 내에서 3, 4월 수수료의 절반을 돌려드리는 정책을 지난달 이미 발표한 바 있다"며 "당장의 부담을 줄여드리기 위하여 이 정책을 확대해 4월 오픈서비스 비용은 상한을 두지 않고 내신 금액의 절반을 돌려 드리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저희는 외식업소의 매출은 늘고, 이용자들의 업소 선택권은 최대한 보장되는 앱이 되도록 배달의민족을 가꾸어나갈 것을 약속 드린다"며 "다시 한번 모든 외식업주 분들과 저희에게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거듭 사과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1일부터 수수료 중심의 새 요금체계 '오픈서비스'를 시작했다. 오픈서비스는 배달의민족에서 주문이 성사되는 건에 대해서만 5.8%의 수수료를 받는 요금 체계다.

 

이같은 정책 변화에 소상공인들은 영세 업자들을 위한 방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3일 낸 논평에 따르면 변경된 정책으로 기존보다 수수료를 적게 내는 경우는 월매출 155만 원 이하의 점포에만 해당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금액에 제한이 있는 정액제와 비교해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기하급수로 증가하는 정률제는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같은 꼼수 가격 인상에 대해 상세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상공인들의 이같은 반응에 이재명 경기지사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극심한 이때 배달의 민족 등 배달 앱 업체들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 이용료 인상으로 과도한 이윤을 추구하며 자영업자들을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며 "경기도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기능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경쟁질서를 유지하는 것이고, 공정한 시장경제질서를 어지럽히는 독점과 힘의 횡포를 억제하는 것은 의무다"라면서 "공정거래위원회만이 아니라 지방정부를 포함한 모든 정부 기관의 책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입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를 기다리지 않고 공공앱개발 등 지금 당장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요금체계 도입에 대해 '독과점 황포' 논란이 확대, 확산되자 결국 우아한형제는 곧바로 입장 발표를 통해 파문 진화에 나선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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