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더 박스' 성장통 담은 박찬열의 '오감만족' 콜라보 끝판왕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3-19 16: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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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어디선가 본 듯하다. 하지만 음악이 등장하는 순간 절로 흥이 난다. 국내 최초로 제작된 <더 박스>는 음악영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 할만하다.

 

<더 박스>는 박스를 써야만 노래할 수 있는 지훈(박찬열)과 한때 잘나갔지만 현재는 빚 밖에 남지 않은 한물간 프로듀서 민수(조달환)가 함께하는 버스킹을 소재로 한 로드무비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총연출을 맡았던 연극계 유명 연출가 양정웅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싱어송라이터 에코브리지가 음악감독으로 함께했다.

 

 

음악을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아티스트와 이를 돕는 제작자의 이야기는 특별할 것 없는 뻔한 전개다. 하지만 감독은 음악영화답게 관객들의 귓가를 홀리는 '음악'에 중점을 뒀고, 여기에 전국을 배경으로 하니 '맛집 먹방'을 더하며 밋밋한 전개와는 달리, 소소한 즐거움을 안겼다.

 

주인공 지훈으로 분한 박찬열은 영화 <장수상회>를 시작으로 최근 드라마 '알함브라의 궁전' 등을 통해 연기력을 입증 받은 바. 원톱 주인공 격의 지훈을 무리없이 소화해냈다. 또한 그룹 엑소 활동 때는 래퍼로써의 매력을 주로 보였다면, <더 박스>에서는 중저음이 매력적인 솔로 보컬리스트로서 역량을 과시한다.

 

특히 찬열은 <더 박스> 영화의 트랙리스트 역시 같이 구성한 바. 그룹 데뷔 전부터 통기타, 일렉기타, 드럼 등 각종 악기를 능숙하게 다루던 그는 영화에서 그 역량을 마음껏 발휘한다.

 

 

앞서 펀치, Raiden, 이하이, 창모, 이선희 등 여러 아티스트들과 콜라보 작업을 진행, 떠오르는 '콜라보 남신'으로 주목받고 있는 박찬열은 <더 박스>를 통해 팝은 물론, 트로트 장르까지 완벽소화하며 '콜라보'의 정점을 찍었다.

 

조달환은 베테랑 배우답게 찬열을 잘 리드한다. 수많은 작품 속에서 감칠맛 나는 연기로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아온 그는 <더 박스>에서 재능은 있지만 트라우마로 인해 박스를 벗어나지 못하는 지훈을 돕는 프로듀서 민수로 분했다. 원석을 알아보는 안목을 가진 민수로 성장통을 겪는 지훈을 바라보는 그의 모습은 관객들의 마음을 대변하며 몰입도를 높인다.

 

인천의 차이나 타운을 시작으로 전주 라이브 카페, 광주 5.18광장, 여주 재즈클럽, 경주 첨성대와 대릉원, 울산 함월루, 간절곶, 부산 해운대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한다. 여기에 비빔밥(전주), 육전(광주), 돌게장-갓김치(여수) 등 먹방이 더해져 '로드 무비'의 매력을 배가했다. 

 

 

특히 지훈과 민수가 처음 만나는 장소인 주차장 씬에서 빌리 아일리시의 '배드 가이'는 특별출연한 개코에 이어 지훈의 무대가 그려지며, 전혀 다른 장르의 영상이 섞인 듯한 이질감을 안기지만 <더 박스>가 앞으로 나갈 방향을 제시해준다. 주차장 정산소 박스는 지훈만의 작은 무대로서 오로지 뮤지션 지훈만을 비춘다.

 

또한 간절곶 노래자랑에서 등장한 '오저치고'(오늘 저녁은 치킨 고)는 보는 이들의 흥을 돋우며 어깨들 들썩이게 하고, 부산 해운대를 배경으로 촬영된 콜드플레이의 곡 '어 스카이 풀 오브 스타'가 등장하는 판타지 씬은 영화의 백미다. 영화 사상 역대 최다 동원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수많은 드러머가 단체로 등장,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연주하는 모습은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뻔한 스토리와 긴장감 없는 전개에도 '박스'라는 트라우마의 존재를 음악을 통해 극복한다는 '성장의 메시지'는 확실하게 전달된다. 여기에 박찬열의 '중저음 보이스'를 살리는 안성맞춤 편곡들은 그의 팬들이라면 꼭 관람해야할 필람무비가 될 것이다.

 

러닝타임은 94분, 12세이상 관람가, 개봉은 3월 24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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