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태풍예보에서 보다 쉬운 용어를 구사해야 할 필요성

하비엔 편집국 / 기사승인 : 2020-09-21 15: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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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규만 박사 (국제재난관리사 국내1호)
[하비엔=하비엔 편집국] 태풍은 자연재해의 일종으로서 그 위력이 엄청나지만 한반도를 거치는 경우는 태풍 마다 길어야 2-3일이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텔레비전, 라디오, 인터넷 등을 포함한 대중매체에서 방송하는 태풍예보는 일반인들이 쉽사리 이해가 가능한 용어로 구성이 되어야 한다. 일반인들이 해당기간 내에 방송된 용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재난대응이 어렵고 결과적으로 관련된 인명상실, 재산상의 손실, 심리적 충격은 더욱 증가한다.


2020년 8월말부터 시작하여 9월 초반부까지 발생한 세 개의 태풍이 (태풍 바비, 마이삭, 하이선) 우리나라를 연속적으로 강타하였다. 대중매체는 이 세 개의 태풍이 남한의 어느 곳을 경유할 것이며 어떠한 파급력을 가지고 있는 지를 예측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태풍에 대한 엄청난 양의 재난정보가 일반인들에게 전달이 되는 순간이었다. 


대중매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드러난 문제점은 대중매체에서 언급된 태풍예보 용어들 중에서 일반인들이 이해하기가 쉽지 않는 용어들이 일정 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즉, 전문가들만 이해할 수 있는 용어들이 일부 언급되었다. 동시에 이러한 용어들이 보름동안에 계속적으로 반복이 되어서 일반인들의 태풍에 대한 이해속도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질적으로 저하시켰다는 것이다. 


첫 번째 사례는 태풍의 속도에 관한 것이다. 태풍속도는 태풍이 시간당 이동하는 거리를 말한다. 방송을 들어보면 다수의 대중매체에서 태풍의 초당 속도를 빈번하게 언급하고 있다. 

 

물론, 태풍의 초당 속도나 시간당 속도는 시간 단위는 다르지만 상응하는 이동거리를 나타내고 있어서 호환성이 있다. 

 

난제는 일반인들은 초당 속도에 대한 감각이 그렇게 우수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시간당 속도를 언급하는 것이 일반인들의 이해속도를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증거로 차량을 운전해본 다수의 일반인들은 자기 차의 시간당 속도에 더욱 친밀해져있기 때문에 태풍의 시간당 속도에 보다 익숙하다.


또 다른 시각에서는 일반인들은 태풍의 속도에 관한 정보도 필요로 하지만 태풍이 지금 자신들의 지역을 기준으로 어디에 머무르고 있는 지 혹은 몇 시간 뒤에 자신의 지역을 덮칠 것인지를 더욱 알고 싶어 하는 심리를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재난관리에서 다른 무엇보다도 자신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다수의 대중매체는 태풍의 초당 속도만 주로 반복하는데 집중하였다.


일반적으로 다수의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지나간 태풍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젊은 층은 직접 경험하지 못한 태풍의 이름을 쉽사리 기억할 리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대중매체는 위에 언급된 세 개의 태풍이 강타하는 동안에 과거에 발생했던 태풍의 이름들을 언급하면서 비교하는 시도를 자주 하였다. 이것이 기억력에 한계가 있는 일반인들에게 정보전달 차원에서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는 의구심이 든다. 


허리케인이 자주 발생하는 남미와 북미에서는 5개의 허리케인 카테고리를 (카테고리 1, 2, 3, 4, 5) 만들어서 활용하고 있다. 두 명의 개인이 이 카테고리를 개발했지만 미국인들은 수 십년을 거치면서 개선을 시켰으며 지금은 남북미 대륙의 대중매체에서 효과적으로 활용이 되고 있다. 카테고리가 1에 (시간당 119키로 이동) 가까울수록 태풍속도가 낮고 5에 (시간당 251키로 이동) 가까울수록 엄청난 속도를 가지고 있다. 

 

한국인들이 이 원리만 이해한다면 우리나라 대중매체는 과거의 태풍 이름들을 무리하게 언급할 필요가 없이 의도한 정보전달을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하규만 박사 

정책학 박사, 국제재난관리사 국내1호 

(주)우리컴퍼니 안전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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