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노조 "'금품 논란' 농협중앙회 이사 선출제도 '직선제' 전환해야"

홍세기 기자 / 기사승인 : 2020-06-23 15:3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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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ci
[하비엔=홍세기 기자] 농협중앙회 이사 선출 방식이 각종 비리를 양산하는 원인이라며 선출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노조에서 나왔다. 최근 이사 선출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다는 주장에 대해 경찰이 수사중이서 이같은 주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민주노총 산하 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과 농협노조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관을 열어 현 농협중앙회 조합장 이사 선출 방식이 추천제라 비리가 발생하고 있으며, 농민 조합원이 직접 조합장 이사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는 사무금융노조 이재진 위원장과 해남농협 박찬 분회장 등이다.

현재 농협중앙회 이사회는 총 28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성희 회장, 상호금융 소성모 대표이사, 유찬형 전무와 사외이사 7명을 뺀 18명이 조합장 이사들이다.

보통 조합장 이사는 동료 조합장들로부터 추천을 많이 받은 이가 조합장 이사로 뽑힌다. 농협중앙회는 오는 25일 임시 대의원 대회에서 조합장 이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재진 위원장은 “농협중앙회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조합장 이사가 되기 위해 동료 조합장들에게 금품과 선물을 제공하는 행태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조합원들이 조합장 이사를 직접 뽑아야 한다. 이대로는 부정부패만 키울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박찬 분회장도 “조합장 이사는 농협중앙회 사업과 자금 조달, 인사 등 중요한 경영 사항을 좌우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졌지만 그에 걸맞은 책임은 지지 않는다”며 “조합장 이사들이 결정되면 온갖 인사 청탁과 줄서기가 자행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조합장 이사들에게 더 많은 책임을 지우고 추천을 받는 데 쓴 자금이 어디서 나왔는지도 규명해야 한다”며 “농협중앙회가 비리의 온상으로 여겨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조합장들의 금품 살포 사례가 포착되고 있다는 점이다. 농협노조는 지난 22일 전남지역의 모 조합장이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추천권을 가진 조합장 120명을 대상으로 굴비세트를 선물한 내용이 드러나 고발하기도 했다.

앞서 경북구미경찰서도 모 조합장이 추천을 받기 위해 금품을 제공했다는 고발을 접수해 수사중이다.

노조 측은 “조합장이 중앙회 이사로 추천받으려면 선거운동 아닌 추천운동을 해야 하고, 그 비용이 300만원에서 500만원에 이른다는 언론보도는 이제 농협중앙회 적폐의 상징처럼 거론되고 있다”고 현 실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농협중앙회장에 대한 농협조합원 직선제를 포함해, 선거법 개정을 요구해 왔지만 농협중앙회·정부·국회는 언제나 중앙과 지역에서 몇몇 기득권자들만을 위한 농협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농협중앙회는 신임이사 선출을 위해 조합장 추천이 전국 지역별로 마무리돼 마지막 절차인 임시대의원대회를 오는 25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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