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고아성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후 성격 바껴, 주변에서도 좋다더라"

  • 노이슬 기자 / 2020-10-14 15:28:56
  • -
  • +
  • 인쇄

[하비엔=노이슬 기자] 데뷔작 영화 '괴물'로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거머쥐고,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펼치며 연기자로써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배우 고아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감독 봉준호, 이창동, 홍상수까지 그녀의 진가를 알아봤다. 

 

아직 20대 배우임에도 벌써 23년차 베테랑이다. 그녀의 대표작들 영향 탓일까. 어쩐지 여타 또래들과는 달리 고아성에게는 '묵직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괴물'을 시작으로 '설국열차', '우아한 거짓말', '오피스', '항거: 유관순 이야기' 등 전반적으로 사회적인 문제를 조명하는 작품들이었다.

 

 

그런 고아성이 밝아졌다. '내부고발자'라는 묵직한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결코 비장함은 없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속 고아성은 당차고 활기차다. 직장 동료들과 수다를 떨고, 고민을 나누고 포기하지 않는 모습까지도 자연스럽다. 왜 이제서야 이렇게 밝은 역할을 했나 싶을 정도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1995년 입사 8년차, 업무능력은 베테랑이지만 늘 말단. 회사 토익반을 같이 듣는 세 친구가 힘을 합쳐 회사가 저지른 비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고아성은 우연히 회사 공장의 폐수 방류 사건을 목격한 후 비리를 파헤치는 자영으로 분했다. 자영은 동료들과도 잘 어울리고 쉽게 의기소침해지지만 포기하지 않는 인물이다.  

 

"나랑 자영은 성격이 많이 다르다.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의도적으로 스스로 끌어올린 부분이 많다. 내성적인 사람인데 노력해서 바꾸려고 하기도 했다. 말 수도 적은데 많게 하려고 노력했다. 

 

 

MBTI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는 편이다. 이 작품 전에는 I(내향형)가 나왔는데 끝난 후에는 E(외향형)이 나오더라. 나는 그냥 촬영에 집중해서 몰랐는데 촬영 당시 만났던 주변 사람들이 변했다고 많이 얘기해줬다. 활달해졌다고. 나도 바뀐 내 성격이 마음에 든다."

 

매 작품마다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다고 해도 배우 본질적인 성격을 바꾸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고아성은 전보다 주변 사람들에 더욱 귀를 기울이며 스스로 노력했다. 고아성의 성격까지도 변화를 준 것은 이솜, 박혜수와의 호흡도 한몫 했다. 영화 속 직장 동료로 나오는 세 사람은 그야말로 찰떡호흡이다. 세 배우의 조합으로 다른 작품도 보고싶어질 정도. 세 배우는 최근에도 자주 만나며 '찐 우정'을 나누고 있다.

 

"영화 시작 전 서로의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세 배우의 합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누구 하나만 잘 한다고 해서 케미가 나오지도, 노력으로 되는 일도 아니다.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좋은 예감을 받았다. 우리끼리의 분위기가 잘 형성될 것 같았고 작품에 잘 녹아들 수 있을 것 같았다."

 

 

고아성은 영화의 최애 장면으로 이솜, 박혜수와 함께한 지하철 씬을 꼽았다. 극 중 자영이 비리를 파헤치며 뜻대로 되지 않아 혼자 전전긍긍할 때 지하철 씬은 상황의 변화를 예고한다. 고아성은 스스로도 너무 젖어 있어 과하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라고.

 

"그 장면 찍으면서 너무 젖어 있었다. 영화에는 안 나오지만 보람은 불광동, 자영은 당산, 유나는 옥수동에 사는 설정이 있다. 지하철역에서 서로 건너편에 서게 된다. 그때 자영의 대사와 상황이 너무 뭉클했다. 촬영이 끝난 후에도 혼자 엄청 울었다. 

 

그 지하철역이 다음날이면 신식 공사에 들어간다고 하더라. 바뀌기 전 마지막 장소라는 점, 두 친구들에 찐한 우정을 느끼게 되는 점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초중반 쯤에 촬영을 했는데 너무 젖어있었다. 감독님께 부탁해서 다시 찍었다. 근데 감독님은 처음 촬영한 것을 사용하셨다(웃음)."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고아성에게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극 중 유난히 '먹방'이 많이 등장한다. 떡볶이 먹방 씬에서는 대사가 없었단다.

 

"떡볶이를 먹는 씬에 대사가 없었다. 음악이 깔리니까 그냥 자연스럽게 하라고 하시더라. 근데 막상 촬영이 시작되고 난 후 내가 '회장님께 전화할까?'라고 내뱉었다. 애드리브였다. 나는 내가 각색 능력이 있는 줄 몰랐다(웃음). 애드리브를 하다니. 감독님이 그대로 사용하셨더라."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저작권자ⓒ 하비엔.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속보

TODAY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