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유재명 "'소리도 없이' 묘한 영화, 관람 후 다양한 해석 기대"

노이슬 / 기사승인 : 2020-10-13 1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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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연극 무대에서 안방, 스크린까지 대중의 시선을 자로잡은 배우 유재명.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안방에 자리잡은 그는 최근 '이태원 클라쓰'에서도 남다른 분위기의 장회장으로 분해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며 대체불가 배우로 발돋움했다. 

 

그런 명품배우 유재명이 유아인과 의기투합해 '소리도 없이'로 돌아왔다. 소소한 것 하나에도 감사하는 신앙심 깊은 인물이지만 범죄 조직의 '뒷처리'를 담당하는 아이러니함을 가진 캐릭터다.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렸다. 홍의정 감독의 데뷔작이자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후 신선하고 유니크한 범죄극이라는 평이 쏟아졌다.


"우리 영화는 밝고 유머러스하고 색감도 너무 이쁘다. 묘한 뉘앙스의 영화가 나온 것 같다. 다소 무거운 이야기는 하지만 감각적으로 잘 풀어낸 것 같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너무 힘들어하지지 않게.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영화관 와서 영화를 보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일이었나 싶은 시기다. 영화 뿐만 아니라 도시의 드리워져 있는 감정들이나 이런 것들이 빨리 잘 해결됐으면 한다. "

 

앞서 유재명은 '소리도 없이' 시나리오에 대한 극찬을 한 바. 그는 "매 작품마다 놀라운 시나리오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시나리오의 장점, 매력을 좋은 점을 더 보려고 한다. 부족한 점은 보환하면 되는 것이다. '소리도 없이' 시나리오는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유재명은 시나리오를 읽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지문이 굉장히 많은 시나리오였다. 기묘하면서 어떻게 이런 시나리오에 아이러니한 운명을 설정할 수 있나 놀랐다"고 했다.

 

 

'소리도 없이' 속 창복은 태인(유아인)을 아버지 같이, 동네 친한 형같이 챙기며 그와 합을 맞춰 시체처리를 하는 인물. 다리를 저는 모습이 그의 전사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유재명은 "언제 어떻게 만났는지 어떤 관계인지만 해도 한편의 영화가 나올 것 같다"며 웃었다.

 

"창복에게 태인은 없어서 안되는 존재다. 서로가 없으면 먹고 사는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동반자같은 관계인 것 같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존재다."

 

유재명은 극 중 태인과 창복이 라면을 끓이면서 달걀 3개를 넣으려는 태인에 '두개만 넣어도 된다'고 말하는 장면을 가장 좋아한단다. 

 

"창복은 극 중 서사를 끌어가는 인물이다. 태인이 말이 없다. 어른이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사람으로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친근한 이미지로 그리고 싶었다. 또 사건을 정리하고 태인과 쌍을 이룰 때는 되게 귀엽게 표현하고 싶었다. 순박하다는 의미기도 하지만 어디선가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 "

 

시청자 입장에서만 봐왔던 유아인과의 호흡은 두 말하면 입 아플 정도. 최근 유아인은 유재명에 재회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유재명은 "어떤 관계던지 꼭 다시 재밌게 작업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개인적으로 아인씨는 표정이 풍부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처음 만났을 때는 너무 잘생겨서 놀랐었다. 근데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표정이 너무 많아서 말을 하지 않아도 표정으로 캐치가 된다. 재밌었던 작업이었다. 과장된 몸짓이나 제스쳐들이 부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고 작위적일 수 있다. 근데 그걸 정말 잘해냈다. 민머리도 잘 어울려서 쓰다듬고 싶은 디테일도 있었는데 참았다(웃음)."

 

영화의 엔딩은 '열린 결말'인지 '닫힌 결말'인지 경계가 모호하다. 홍의정 감독은 선과 악의 신앙심 깊지만 시체처리를 일로 삼는 '창복'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묘한 경계 지점을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 셈이다.

 

"개인적으로 저는 제가 보는 영화는 해피엔딩이었으면 한다. 그를 통해 일상의 위로를 받는다. 아픈 이야기일수록 해피엔딩이 좋다. 

 

저희 영화 엔딩이 충분히 생각 거리를 던져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창복의 엔딩이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불행을 예상하지는 않는다. 운명의 갈림길이기도 하고 작은 선택하나가 불행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남의 것을 탐하면 불구덩이에 빠진다'는 말을  한 것처럼 스스로 운명에 빠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엔딩도 관객들이 다른 해석을 하면서 논쟁을 하실 것 같다. 열려있는 것 같기도 하고 닫혀있는 것 같기도 한 알 수 없는 프레임의 작품이다."

 

그렇다면 유재명이 생각하는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일까.

 

"저도 뉴스를 많이 보고 개인의 권리로 표현하고 때로는 행하기도 한다. 근데 요즘은 잘 모르겠다. 내가 믿고 있는 것이 틀렸을 수도 있다는 의심이 생긴다. 내가 보는 것만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 일방적인 선택을 하지 말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결과나 나올 때까지는 유보하는 것이 가장 양심적인 행위라고 생각한다. 

 

창복과 태인이 나쁜 사람인가는 잘 모르겠다. 그들은 살인을 하진 않는다. 유괴를 한 것도 아니다. 다만,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서 끌려가는 수동적인 인물들이다. 애를 부모에게 돌려주는 것이 더 좋은게 아닌가. 합리화를 하는 모습을 통해 선과 악의 모호함을 얘기하신 것 같다. 우리는 매일매일 선택을 한다. 그것이 우리의 삶 과정에서 어떻게 보여질 수 있는가. 그래서 답을 내리지 못하지만 모호함 속에서 우리의 선택에 대한 말씀을 하신 것 같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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