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만 나타난 생모, 유족급여 등 1억원 챙겨...'전북판 구하라 사건'

노이슬 / 기사승인 : 2020-06-16 11: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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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소방관 딸이 순직하자 32년 만에 나타나 유족급여 등 1억원을 챙긴 생모 사건이 '전북판 구하라 사건'으로 누리꾼 사이에서 화제를 모은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남원지원 가사1단독(판사 홍승모)은 최근 숨진 소방관의 아버지 A씨가 생모인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양육비지급 청구소송에서 "B씨는 A씨에게 77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연합뉴스

 

재판부는 "부모의 자녀 양육의무는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발생하고, 양육비도 공동 책임"이라고 강조하며 생모인 B씨가 이혼할 무렵인 1988년부터 딸들이 성년에 이르기 전날까지의 양육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수도권의 한 소방서에서 응급 구조대원으로 근무하던 A씨의 둘째 딸(당시 32세)은 지난해 1월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구조 과정에서 얻은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우울증을 5년간 앓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순직으로 인정됐고, 공무원연금공단은 순직 유족급여 지급을 의결했다.

 

하지만 A씨 뿐만 아니라 B씨에게도 이같은 사실이 알려졌고, B씨는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유족급여와 둘째 딸의 퇴직금 등 약 8000만원을 전달 받았다. 여기에 B씨는 매달 91만원의 유족연금도 받게 됐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A씨 부녀는 "B씨는 이혼 후 자녀 양육에 관여하지도 않았고, 딸의 장례식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사람"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A씨는 지난 1월 전주지법 남원지원에 B씨를 상대로 양육비 1억895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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