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월성원전 인근 방사능 오염 기준치 18배 초과 검출…원인 파악 못해

홍세기 기자 / 기사승인 : 2021-01-08 11: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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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사진:연합뉴스)
[하비엔=홍세기 기자] 경주 월성원전 인근 부지가 광범위하게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로 오염된 사실이 한국수력원자력 자체 조사로 드러났다. 특히, 월성원전 부지 지하수 배수로에서 최대 71만3000 Bq(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는데 한수원은 누출 원인도 찾지 못한 상태다. 


8일 한수원 등 관계기관과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월성원전 부지 10여곳의 지하수 검사 결과, 모든 곳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삼중수소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오염수에 대량 함유돼 논란을 빚고 있는 방사성 물질로, 인체에서 내부 피폭을 일으켜 유전자 변이를 초래한다고 알려져 있다.

원자력법상 원전에서 정하진 않은 경로로 방사성 물질을 유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번에 유출이 확인된 삼중수소는 원전 부지 경계에 설치된 지하수 관측정에서도 고농도로 검출돼 원전 외부까지 확산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3일 ‘한겨레’는 보도를 통해 자신들이 입수한 한수원의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 현황 및 조치 계획’ 보고서 내용을 공개했다.

한수원은 지난해 4월 월성원전 3호기 터빈 건물 하부 지하수 배수로(터빈갤러리) 맨홀에 고인물에서 리터 당 71만3000Bq(베크렐)의 삼중수소를 검출했다. 문제는 해당 배수로가 방사성 물질 배출 경로가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71만 베크렐은 원자력안전위가 정한 배출 가능 배수로에 대해 정한 관리기준(4만Bq/L)의 약 18배에 이르는 고농도다.

원전에서 계획된 배기구와 배수구를 통하지 않은 ‘비계획적 방출’은 농도와 무관하게 원자력법에 따른 운영기술지침 위반이다.

또 한수원 보고서에는 월성 3호기 근처에 설치된 지하수 관측정(SP-5)을 비롯한 일부 관측정에서 2013년에도 최근과 비슷한 수준으로 삼중수소가 검출됐고, 당시 한수원의 중앙연구원 연구진은 국외 원전의 비계획적 방출에 따른 지하수 오염 사례를 조사해 대응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2017년 초반부터는 지하수 오염 위험이 높은 구조물 인근 일부 관측정에서 농도가 현저히 높아졌으며, 2호기 근처의 관측정(WS-2)에서는 한때 2만8200Bq/L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한수원은 지난해 5월이 되서야 ‘삼중수소 현안 특별팀’을 꾸렸다.

한수원 관계자는 해당 보고서의 내용을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까지 비계획적인 유출이 확인된 바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관계기관과 함께 설비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유출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수원은 삼중수소에 의한 지하수 오염 차단 대책으로 지하 배관을 교체하고 사용후핵연료저장조, 냉각수에서 방사성 물질을 흡착해 제거하는 수지를 모아 놓은 폐수지저장탱크(SRT), 액체폐기물탱크(LWT) 등을 점검해 보수하는 대책을 추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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