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창 감독 "'피원에이치' 제작 엄청난 도전, 인탁 연기 재능있어"

노이슬 / 기사승인 : 2020-10-08 10: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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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고사', '표적', '계춘할망' 등의 흥행작을 탄생시킨 후 창감독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뮤직비디오 감독으로만 10년 이상 일해온 감독은 K팝 아이돌의 세계관을 한 편의 극영화로 탄생시킨 것이다. 올 가을 데뷔를 앞두고 있는 신인 보이그룹 피원하모니의 세계관을 담은 영화 '피원에이치: 새로운 세계'(이하 '피원에이치')가 바로 그것이다.

 

오늘(8일) 개봉하는 '피원에이치'는 분노와 폭력성을 극대화하는 바이러스로 폐허가 된 지구를 구하기 위해 다른 차원에 흩어진 소년들이 모여 희망의 별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중국영화 '치명도수: RESET'로 양미, 곽건화 등 중국 배우들과 합작 후 8년만에 국내로 복귀한 창감독과 '피원에이치' 개봉을 앞두고 하비엔이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창감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Q. 데뷔 전인 신인그룹의 세계관을 영화화해 극장에 개봉하는 것은 최초의 사례다. 극장 개봉을 하게 된 배경은?

 

A. 처음 기획 단계에서는 극장 개봉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 OTT를 생각했다. FNC에서 투자하고 기획하는데 롯데 배급팀에서 하겠다고 제의를 했다고 하더라. 나한테는 차기작이 되는 것이다. 20억도 안되는 저예산으로 영화를 찍는 것은 나한테도 도전이었다.

 

사실 극장 개봉은 감독으로서 난감한 상황이었다. 근데 기왕 이렇게 된 것 이벤트성으로 좋을 것 같았다. 나도 뮤직비디오 감독을 오래해봤고 K팝 아이돌의 변화를 지켜보는 사람 중 하나다. 해외에서 반응이 좋다고 들었다. 

 

Q. 총 제작비 20억원. 영화로서는 저예산으로 속할 수 밖에 없다. 촬영하면서 우여곡절도 많았을 것 같은데 완성된 영화에 대한 주변 스태프들의 반응은 어땠나.

 

A. 기술 시사 때 우리 스태프들이 좋아하더라. 너무 뿌듯하다고(웃음). 15회차만에 촬영을 마쳤다. 크루로 일하는 친구들이 인사치레로 하는 반응이 아니라 '찐' 반응이었다. 진짜 뿌듯해하더라. 표준 근로법까지 지키면서 찍으려니 진짜 엄청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도 서로 으쌰으쌰하면서 행복하게 촬영했다. 구성도 독특하고 되게 즐거워 했었다. 그런 것에 대한 결과물인것 같아 나도 뿌듯하다.

 

사실 이런 시나리오를 써서 투자사에 가져다 주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저는 한국에서도 글로벌한 히어로물들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계속 시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가능성을 본 것 같다. 볼만한 커머셜한 프렌차이즈 영화에 묵직한 주제 의식을 동반할 수 있는 영화의 가능성. 소기의 목적은 이뤄낸 것 같다. 내 입장에서는 헝그리 정신으로 시작했으나 음반쪽에서는 엄청난 투자다. 이걸 바탕으로, 2년 후 다음 편을 시리즈를 내보자 이런 이야기도 오고 가고 있다. 

 

Q. K팝 아이돌을 세계관으로 하지만 극의 중심에는 배우 정진영과 김설현이 있다. 캐스팅 배경은?

 

A. 내가 먼저 제의를 했다. 두분 다 같은 소속사라고 해서 무조건 오케이 한 것은 아니다. 조금 망설이셨는데 고맙게도 함께 해주셨다. 너무 든든했다. 

 

또 우리 영화에 정해인씨랑 유재석씨가 나오지 않냐. 이분들은 같은 소속사라서(하하). 정해인씨는 스케줄이 안 맞아서 크로마키로 촬영한 것이다. 김고은씨랑 '계춘할망' 촬영해서 공통 화제로 잠깐 이야기 나누고 촬영했다. 유재석씨는 현장에서 정말 젠틀하셨다. 너무 고마웠다.

 


Q. '피원에이치'가 언론에 첫 공개된 후 피원하모니 멤버들의 연기에 대한 칭찬도 이어지고 있다. 촬영 현장에서는 어땠나.

 

A. 사실 신인들은 어쩔 수 없이 연출의 결을 탈 수밖에 없다. 경험이 전무한 친구들이었다. 그래서 사전준비가 되게 중요했다. 오디션 겸 테스트를 해봤는데 지웅이 빼고는 막막할 정도로 연기에 대한 개념도 없었다. 일단 기본기를 위해 성우 출신의 연기 선생님을 붙였다. 그분께 요구한 것은 스파르타 식으로 가르치지 말고 재미를 느낄 수 있게끔 놀아줬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연극쪽은 딥한 요구를 하는 편이다. 춤을 추는 애들이기 때문에 표정이나 대사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 근데 애들이 되게 재밌어했다. 일주일에 한번씩 점검하면서 끌어올렸다.

 

MBTI로 각 캐릭터를 만들었다. 자신들의 성격을 하다보니 훨씬 더 연기하기가 편했다. 상당히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 애들이라 그런지 현장에 있으니까 적응해서 잘 하더라. 이 친구들한테는 엄청난 경험이자 좋은 추억이 됐길 바란다.

 

제일 먼저 만들어진 캐릭터는 인탁이다. 현재시점으로 죽지 않는 아이. '하자'라고 인형이 살아움직이는 것과 채윤이까지 현재 편을 제일 먼저 썼다. 사실 인탁이는 처음에 발음도 안됐는데 진짜 열심히 한 것도 있지만 숨겨진 연기에 대한 끼가 있더라. 그건 진짜 어려운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도 인정했다. 

 

지웅이는 원래 잘했다. 걔는 다 잘한다. 춤도 잘추고 노래도 잘하고 제일 준비된 아이인 것 같다. 인탁이는 숨은 재능을 이번에 발견한 것이다. 막내 종섭이도 잘 한다. 이제 중학생이라 얼어있는 것이 있는데 엄청난 아이가 될 것 같다.

 

Q. 영화가 '바이러스'를 소재로 다루는 만큼 촬영 규모도 적지 않았다. 가든 파이브 씬은 그야말로 '재난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촬영하면서 시나리오와 달라졌던 부분이 있나. 


A. 극 중 테오와 정진영 선배님이 수색하다가 드론이 있는 방을 마주한다. 드론 100대 등장 장면. 사실 이 장면은 시나리오에 없었는데 즉흥적으로 넣은 것이다. 로케이션이 한 회차에 나가야 했다. 해내자 싶었다. 원주에 있는 폐극장에서 찍었는데 신기하게 그런 곳들이 다 몰려 있었다.

 

거기서 막 찌다가 정진영 선배님한테 제안했다. 선배님이 연출도 해보셨으니까 믿고 나는 다른 촬영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즉흥적으로 콘티 짜고 조감독이 찍었다. 저는 설현 수색 장면을 촬영했다. 

 

가든 파이브 장면도 처음에 조감독이 회차를 6회차를 잡아왔더라. 일반적인 영화니까(웃음). 근데 우리 영화는 3회차로 찍어야 했다. 70회차 분량을 16회차에 끝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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