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차인표', 손가락에 갇힌 '웃픈 차인표' 구하기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1-04 10: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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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왕년에 손가락 하나로 안방극장을 주름잡던 차인표가 제대로 망가졌다. 의도한 바겠지만 어찌 그 모습은 웃프고 짠하기만 하다. 재미는 '글쎄'다.

 

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 공개된 <차인표>는 왕년의 대스타였던 배우 차인표가 전성기의 영예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자신이 모델로 있는 아웃도어 광고 신제품 착용감을 알기 위해 등산 중 '아줌마 부대'를 만나고 반려견을 잃어버렸다가 찾다가 넘어져 흙탕물을 뒤집어 쓴 차인표. 그는 또 다른 등산객의 조언에 따라 인근 학교 샤워장을 찾는다. 탈의 후 샤워를 시작하려던 순간, 건물은 삽시간에 무너졌고 그는 알몸으로 매몰됐다. 

 

언제나 아내 신애라와는 잉꼬부부, 빈틈없는 자기관리로 젠틀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고수해온 차인표이기에 '이미지'는 곧 밥줄이다. 이에 극 중 차인표는 자신이 공개적으로 구출되는 장면을 상상한다. 모든 방송, 매체 카메라가 집중되고 알몸으로 구출되는 자신의 모습을. 이후 그는 자신이 그간 쌓아놓은 '이미지'를 위해 매니저 아람(조달환)에게 매몰된 사실부터 함구하도록 강요한다. 결국 아람은 아무도 모르게 홀로 '차인표' 구출 작전에 나선다.

 

 

익숙한 멜로디 드라마 '사랑은 그대 품안에' OST가 흘러나오고 검지 손가락 하나만 흔들어도 여심이 들끓었던 왕년의 차인표. 그는 자신이 배우 4대 천왕으로 바쁜 최민식을 대신해 이병헌, 송강호, 설경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현실의 차인표는 더 이상 투자를 받지 못하는 한 물 간 배우일 뿐. 매니저 아람은 그가 안쓰러워 '선의의(?) 거짓말'을 일삼는다. 

 

반면 <차인표>에는 큰 웃음은 제로, 소소한 웃음을 담당하는 사람은 아람과 학교 수위다. 매몰 현장에 외부인 출입을 금하는 수위와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며 차인표를 구출하려는 아람의 실랑이를 벌이며 상황으로 재미를 안긴다. 신애라의 목소리, 조상구, 박영규 등도 출연했지만 특별할 것은 없다. 특히 매번 학교 운동장서 드리프트를 하며 모래 바람을 일으키며 등장하는 박영규는 캐릭터에 대한 의문만 가져올 뿐이다.

 

 

극 중 등산 중 차인표를 만난 아주머니 팬들은 차인표의 트레이드 제스처인 '손가락 흔들기'를 하고 '사랑은 그대 품안에'에 열광했다며 그 시절을 회상한다. 반면 한 여학생은 차인표가 매몰된 사실이 전해지자 "차인표가 누구야?"라고 한다. 

 

앞서 차인표는 '사랑은 그대 품안에'로 일찌감치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그는 <차인표> 제작보고회에서 손가락 이미지에 갇혀 자유롭게 연기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이같은 모습은 '왕년의 스타'였다면 한번쯤은 느껴봤을 법한 씁쓸함이다. '이미지'를 고수하기 위해 관리하며 캐스팅만을 기다리는 모습 역시 아직도 방송을 꿈꾸는 여느 연예인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첫 코미디에 도전한 차인표는 알몸으로 매몰된 순간부터 고군분투한다. '진정성'을 강조하며 절대 이미지를 고수해야한다는 그의 모습은 짠하지만 넷플릭스 <차인표>를 통해 배우 차인표를 현 세대에 각인시키는 것은 절반은 성공한 것이 아닐까.

 

러닝타임은 1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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