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행복 집짓기 2화] 마당에 홍매화 한 그루 심어주세요!

편집국 / 기사승인 : 2021-10-20 10: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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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만 생태건축가, 

주요 약력- 품건축(주)대표이사, 펜타건축사사무소 대표, 도서출판 품 대표

저서. ‘시골땅 집짓기 성공해부학’ ‘행복집짓기+’ ‘건축, 생태적소통의 이마주

[하비엔= 편집국] 봄이면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카톡방이 꽃과 새싹사진으로 가득하다. 건축주가 마당에 핀 꽃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새싹이었던 것이 나중에 봉오리가 생기고 꽃이 피는 모든 과정을 내게 보내온다.


때로는 텃밭을 가꾸면서 생긴 시행착오를 이야기한다. 

 

크지 않은 텃밭이지만 내 식탁에 올라올 채소를 직접 키우는 재미가 쏠쏠한 것이다. 수확철이 되면 마당에서 농사 지은 파, 상추 등을 회사로 보낸다. 농약하나 치지 않는 유기농이라 자신하면서.분명 설계할 때는 집 이야기가 많았는데, 정작 살아보니 마당이야기가 더 많다. 삶이 바뀌는 중심에는 마당이 있다. 설계할 때 청마루를 만들고, 마당계획을 빼놓지 않는 이유다.


강화도에 있는 ‘화수가(花水家)’는 해안마을 초입에 있는 집이다. 동막해수욕장을 따라 갯벌이 펼쳐져 바다의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다.


‘화수가’라는 집 이름은 우연히 만들어졌다. 집이 완공될 즈음 앞마당에 서서 바다에 비친 석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문득 ‘물 위에 핀 꽃 같다’는 생각이 스쳤다. 마침 스페니시 기와가 올려진 지붕도 석양을 받아 붉게 빛났다.

▲ 건축가의 제안으로 심어진 홍매화 -담 위로 홍매화꽃이 보인다. 

‘햇빛을 머금어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처럼 이 집도 햇빛 가득, 행복 가득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으로 이어져 ‘화수가(花水家)라는 집 이름이 탄생했다.


그런데 집 이름을 짓고 보니 마당에 꽃이 없었다. 고민을 하다 건축주에게 이야기 했다.
“홍매화 한 그루 사다 마당에 심어주세요!”

건축주는 그 길로 전국을 수소문하여 정말 아름다운 홍매화를 사왔다. 붉게 핀 꽃이 마당 한 가운데에 있으니 집이 한층 더 화사해졌다. 담 위로 솟아있는 홍매화가 집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듯 했다.  

▲ ‘화수가’는 새 새명을 얻었다. 

이름을 가진 집은 ‘화수가’는 새 새명을 얻었다. 기념으로 짧은 글을 현판에 새겨 넣었다. 화수가를 시작으로 집을 짓고 나면 시현판을 증정하는 행복집짓기 만의 문화가 생겼다. 화수가 주인들은 오늘도 햇빛처럼 따뜻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까? 오랜만에 연락을 해봐야 겠다.

 

김용만의 행복 집짓기 연재는 집짓기마다 있었던 이야기가 현장감 있게 또 정감있게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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