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승려, 8000마리의 떠돌이 개를 구조하게 된 사연

박명원 기자 / 기사승인 : 2021-06-23 14:5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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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로 입양 보내는 강아지를 안고 있는 치 시앙, 사진 = AFP

 

땀으로 범벅이 된 민머리의 치 시앙(Zhi Xiang)은 비를 흠뻑 맞아 털이 듬성듬성해진 떠돌이 개의 눈을 바라보면 달래듯이 '털을 단정하게 깍아 줄게' 라고 말한다.

비에 젖은 이 강아지는 경찰이 통제하고 있는 악취가 나는 상하이 거리 수용 구역 내에서 금속 우리에 갇혀 있는 수십 마리의 개들 중 하나이다.

20마리 이상의 강아지들이 노란 플라스틱 상자에 쑤셔 넣어진 채 있다.

하지만 치 씨의 간섭으로 이러한 행위들은 곧 중단될 것이다.

AFP에 따르면 치 씨는 일반적인 동물구조자가 아닌 불교 승려이며 그의 사원이나 그가 중국 도시에서 운영하는 보호소에서 개들에게 새로운 삶을 찾아주고 있다.

그는 이미 돌봐야 할 8천 마리의 개들이 있으며 몇 백 마리는 유럽이나 북미로 입양되어 정착할 예정이다.

승복을 벗어 던진 채 주황색의 작업복을 입고 개들에게 예방 접종을 하면서 치 씨는 자신이 개들을 구해주지 않으며 결국 그들은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들을 구하는 것이 사명이다라고 말했다.

길에서 차에 치인 고양이를 치료하기 시작한 1994년부터 개뿐만 아니라 고양이, 그리고 다른 동물을 구조하는 것을 사명으로 여겨왔다.

그 당시에는 떠돌이 동물들이 거의 없었지만 최근4,5년 사이에 크게 변했는데 중국의 증가하는 부(富)는 반려동물 시장의 호황을 보였지만 일부 사람들은 더 이상 키우는 것을 포기하고 버린다고 치 씨는 말했다.

이는 개를 싫어하거나 정부 정책에 의해 야기된 것이 아니라 적절한 동물 보호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단순한 호기심으로 개들 키우려던 사람에 의한 것이다 라고 치 씨는 말했다.

중국 관영매체에 따르면 2019년 중국에는 5천만 마리의 떠돌이 동물이 있으며 매년 약 두 배씩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원봉사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사원에는 200여 마리의 고양이와 개, 닭, 거위 등이 함께 살고 있다.

치 씨는 주로 몸이 아픈 개들을 기르고 있는데 운이 좋은 개들은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지만 구조한 개들 중 약 30퍼센트는 질병으로 인해 사망한다.

계속 증가하는 동물의 수는 엄청난 재정적 부담이 되고 있는데 사원을 운영하기 위해 부모님과 다른 승려들로부터 돈을 빌렸고 기부자들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연간 운영 비용은 1200만 위안 (한화 약 21억원)이고 매달 60톤의 개 사료가 필요한데 이제는 더 이상을 돈을 빌릴 수 없다고 치 씨는 말했다.

[하비엔=박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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