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호반 퍼시픽리솜 ‘원숭이 학대’ 주장…김선규 회장 책임져야

홍세기 기자 / 기사승인 : 2022-05-17 11: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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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홍세기 기자] 호반그룹이 운영하는 제주 퍼시픽리솜(구 퍼시픽랜드)이 동물쇼에 동원했던 원숭이를 열악한 환경에 방치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호반건설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퍼시픽리솜에 대한 현장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현장조사는 야생생물보호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제 23조의 7 관련 별표 5의 2 ‘사육시설 설치기준’)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 호반그룹의 제주 퍼시픽리솜이 원숭이를 학대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동물자유연대]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제주 퍼시픽리솜에는 현재 국제적멸종위기종인 일본원숭이 5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그동안 제주 퍼시픽리솜은 원숭이를 쇼에 동원시켰지만, 지난해 12월 말 수족관이 문을 닫으면서 원숭이쇼가 중단됐다. 

현장조사 결과 이들 원숭이들은 뼈만 앙상한 채 털은 윤기가 없고, 듬성듬성 빠져 있었다. 또 5마리 모두 사육시설 외곽을 돌거나 사육사가 드나드는 문 근처를 맴돌며 문고리를 흔드는 등 ‘정형행동’이 관찰되기도 했다. 

또 각각 2마리·3마리로 분리된 사육공간 역시 상태가 열악했다. 물그릇이 없는 곳도 있었고 음식물을 담는 그릇은 두 곳 모두 존재하지 않았다. 특히 올라탈 나무 등 놀거리가 부족했고, 잠자리와 바닥이 구분되지 않는 등 원숭이들이 쉴 공간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시설 내 환기가 원활하지 않아 열린 창문 틈 사이로 악취가 새어나왔고, 유리 하단에 위치한 창문의 잠금장치는 녹슨 상태로 전시장 주변에 떨어져 있었다. 이 때문에 창문 개방 시 원숭이가 탈출하거나 외부침입이 가능할 정도로 부실한 상태였다. 

 

제주 퍼시픽리솜의 동물 관리 소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동물쇼에 동원됐던 돌고래가 죽거나, 체험시설로 무단 반출되는 등으로 인해 여러 차례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동물자유연대는 기자회견에서 “이윤만 추구하며 동물 복지와 건강문제에 안일한 호반그룹의 행태를 규탄한다”며 “제주 퍼시픽리솜은 원숭이 방치 학대 행위를 인정하고 하루라도 빨리 사육환경 개선과 건강권 보장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기업인 호반그룹의 윤리경영 실천과 사회적 책임에 있어 최종적 권한과 책임을 져야할 김선규 총괄회장에게 해당 사건의 책임을 엄중히 묻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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