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빛나는 순간' 물숨 먹고 맞은 치유 힐링 로맨스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6-15 00: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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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해녀가 숨을 참지 못하고 물숨(물속에서 참는 숨)을 먹는 순간은 또 다른' 물숨'을 불러온다. 진옥과 경훈의 로맨스는 '물숨을 먹은 순간'으로 비춰지지만, 서로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빛나는, 치유의 순간이다.

 

14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된 영화 <빛나는 순간>은 제주도의 아름다운 경관부터 특성, 아픔을 오롯이 담아내며 세대차를 극복한 남녀의 사랑을 그린다. 평생 물질을 하며 살아온 생계를 책임져 온 해녀 고진옥(고두심)과 서울에서 온 30대 다큐멘터리 PD 경훈(지현우)의 사랑이야기로 고두심과 지현우과 호흡을 맞췄다.

 

 

다소 파격적인 설정이지만 사실 영화는 서로를 위로하며 어두웠던 삶에 빛을 안기며 치유의 순간을 선사한다. 하지만 70대와 30대의 사랑이야기에 편견 어린 시선이 따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두심과 지현우의 진정성 있는 연기가 영화에 중심 축을 담당한다.

 

진옥은 몸을 가누지 못하는 남편 병수발에 어린 시절 먼저 떠나보낸 딸을 그리워하며 살아간다. 홀로 외롭게 살아가는 그녀에 "곱다"라는 말과 함께 치유의 순간이 찾아온다.

 

초반엔 진옥이 '육지사람' 경훈을 밀어낸다. 이에 경훈은 본격 진옥과 마주하기 위해 해녀의 삶을 경험하고 그들의 도우며 한층 가까워진다. 서로가 가진 아픔을 이해하고 어루만져주며 서로에게 스며드는 두 사람. 

 

 

마침내 서로의 마음을 확인, 경훈이 곱다고 말하는 장면 속 진옥의 모습은 마치 김춘수 시인의 유명시 '꽃'의 한 구절을 연상시킨다. 이에 영화는 '치유'를 강조하며 설득력을 얻는다.

 

제주도를 대표하는 배우라 해도 과언이 아닌 고두심은 방언까지도 완벽히 구사, 물질하는 모습마저도 능숙하고 자연스러워 '해녀의 삶'을 단번에 이해하게 만든다. 특히 고두심이 지현우에 자신의 아픔을 고백하는 롱테이크 씬은 2004년 온 국민의 가슴을 치게 했던 '빨간약' 장면이 떠오르며 눈물이 앞을 가린다.

 

진옥은 처음 만난 경훈에 '멍텅구리'라고 별명을 붙여준다. 경훈은 진옥과의 촬영을 위해 진옥의 삶에 스며든다. 미소가 아름다운 배우 지현우는 담담한 연기를 통해 고두심과 안정적인 호흡을 선보인다. 배우 전혜진과 영화 <지슬>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였던 양정원이 협업하며 시너지를 선보인다.

 

 

'제주해녀해녀문화'는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영화는 해녀의 삶을 고스란히 비추며 보존할 가치를 조명하면서도 외로움, 고독함 등을 드러낸다. 

 

같은 나라지만 남다른 방언을 가진 제주도이기에 스크린에는 자막이 등장해 신선함을 자아낸다. 그리고 제주도 푸른 바다를 기본으로 곶지왈, 이끼폭포, 제주도의 야생화까지 고루 담아내며 코로나19로 여행 가지 못하든 답답함을 대리만족 시켜준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상사화와 아이유의 '밤편지' 가사가 이들의 안타까운 상황과 서로를 향한 진심을 대변한다. 세대를 불문, 힐링과 공감할 안기는 있는 치유 로맨스 <빛나는 순간>의 러닝타임은 95분, 12세 이상 관람가다. 개봉은 6월 3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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