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향기 "20대, 가장 솔직한 모습 보여주고 싶다"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3-07 06: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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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올해 22살이지만, 데뷔 19년차 배우 김향기가 교복을 벗고 본격 어엿한 성인 연기자로써 활약한다. 만 3살때 CF 모델로 데뷔하며 대부분의 인생을 연기자로서 살아온 김향기가 주연배우로써 한층 더 성숙한 연기를 선보이는 것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아이>는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 아영(김향기)이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초보 엄마 영채(류현경)의 베이비시터가 되면서 시작되는 따스한 위로와 치유를 그린 영화다.

 

 

김향기는 <아이>에서 보호종료아동 아영으로 분했다. 스스로 사회에 나가 자립하고자 노력하는 인물로 주변에 틈을 주지 않는다. 혁이와 놀아줄 때를 제외하고는 웃음이 거의 없다. 말 수도 적다. 작품마다가 많은 공부 끝에 임하는 김향기는 이번에도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많은 자료조사 후 작품에 임했다.

 

"제목도 <아이>이지만 '아이'에 대한 정의가 모호하다. 나이든 사람으로 국한되는 영화는 아닌 것 같다. 우리 영화를 통해서 인물들이 처한 상황이 멀지 않은, 가까운 곳에서 살아 숨쉬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그들이 홀로 자립을 하게 됐을 때 받을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찾아봤다. 자립지원을 받을 수 있는 부분들을. 그건 아영으로써 연기할 때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런 상황에 처해있다는 인식이 중요해서 찾아봤었다."

 

 

김향기는 <아이> 속 아영과 자신이 닮았다고 말한다. 그가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처음 시나리오 봤을 때 술술 잘 읽혔다. 왜일까 생각해보니 아영의 행동이나 선택에 의문이 전혀 들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 읽었다는 인식을 하고 나니 나랑 닮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설명하는 방법을 고민하다보니 환경이 다르지만 그것들을 제외한 것이 있다면 본인에게 가장 솔직하고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을 표현하는 방식 등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 부분이 흥미로웠다.

 

굉장히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아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틀 안에서 안정된 선택들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생각으로 연기를 했다. 타인과 감정 공유하는 부분은 저랑 비슷할 수도 있지만 서툴고 어색해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극 중 아영의 대사 속에는 그가 어릴 적 버림받은 후에도 파양의 아픔또한 겪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낳는 대사도 있다. 하지만 김향기는 "(서사를)정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아영이가 그랬다기 보다는 시설에서 자란 친구들은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존재다. 서로 감정이 느껴지는데, 파양 당했던 친구를 봤을 수도 있고 어떻게 생각하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본인이 겪은 일이 될수도 있지만 간접적으로 겪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 공동체처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마음속의 공허함. 본인의 노력으로 완벽히 메꿀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아이>의 김현탁 감독은 현장에서 트러블 하나 없이 모든 이야기를 들어주고 의견을 수용해줬단다. 상대배우 류현경 역시 걱정이 많았던 김향기를 편하게 만들어준 고마운 존재다.

 

"부담스럽지가 않다. 상대와 공통 관심사를 찾으려고 하신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많은 언니다. 옆에 있으면 기분좋은 에너지를 가졌다. 의견도 잘 맞아서 트러블 없었다. 여러모로 다 좋았다."

 

극 중 아영이 영채에게 분노해 그의 뒷통수를 사정없이 때리는 장면이 있다. 나이 차가 많은 후배로써 소화하기 힘들었을 터. 김향기는 "현장에서 저 혼자 부담스러워가지고 '어떡하지'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언니가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저 혼자 걱정하긴 했지만 촬영하면서는 시간이 오래걸리지 않고 잘 마쳤다."

 

 

반면 영채의 조력자인 미자 역의 염혜란과는 격정적인 씬이 존재한다. 일방적으로 아영이 맞는 씬이지만, 아영은 눈빛만으로 분노를 표현, 상대를 압도한다.

 

"염혜란 선배님과 호흡은 너무 좋았다. 극중 역할에서도 계속 교류가 이어오던 인물은 아니다. 실제 촬영도 붙는 장면이 많이 없어서 상황과 잘 맞았지만 서로간에 감정 교류가 없는 상태에서 본인의 관점에서의 감정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제일 솔직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그게 제일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김향기의 필모를 보면 사회문제와 깊이 연관돼, 작품의 메시지가 사회에 화두를 던지면서 모두가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우아한 거짓말>, <증인> 이어 <아이>까지 '치유3부작'의 필모를 완성했다. <아이>는 보호종료아동에 관한 문제를 다뤘다. 하지만 김향기가 의도한 것은 아니란다.

 

"(사회적인 문제가 있어)끌린다는 표현보다는 저에게 기회를 주신 작품들 속에서 다양한 방면에서 흥미를 느낄 때가 있다. 이 캐릭터를 연기해볼 수 있을 수도 있고, 메지가 좋을 수 있고 전개 방식이 궁금해질 수도 있으면 작품을 결정하게 된다. 저도 몰랐는데 좋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었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저는 감사하다."

 

교복을 벗고 본격 20대가 되면서 성인 연기자로써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김향기. 20대의 김향기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그는 "가장 솔직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바랐다.

 

"<늑대소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찍고 잠시 작품을 안하던 시기가 있었다. 문제는 없는데 심심하고 촬영장에 가고 싶더라. 나 연기하는것 좋아하는구나 생각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 연기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은 제가 가자 좋아하고 연기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는 것, 노력하는 것이 원동력인 것 같다. 저희 가족들의 겸손하라는 말이 힘이 됐다. 배우 김향기 아닌 친구 김향기로 봐준 친구들도 힘이 됐다. 새로 만나는 감독님과 배우의 새로운 에너지도 원동력이 된다(미소).

 

배우라는 직업이 어찌됐든 많은 분들에게 얼굴이 알려진 직업이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직업이다보니 조심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저에게 솔직하고 싶다. 그런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다. 순간에 충실한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향기는 스스로 울지 않을 것 같았지만 실제 <아이> 촬영 중 아역배우를 보면 눈물이 났다. <아이>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성인으로써의 느낄 수 있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 내 자신을 좀더 바라보는 것, 내가 진짜 원하는 것. 내가 나에게 솔직해지는 것.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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