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신록 "'괴물'·'지옥''어느날'까지, 인생 2부 시작한 기분"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12-20 06:3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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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록,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에서 박정자 役으로 연기 호평
-올해 '괴물' 시작으로 '지옥'-'어느 날'까지 맹활약

[하비엔=노이슬 기자] 최근 연극계에서 TV매체로 진출하는 배우들이 늘고 있다. 올 초 드라마 '괴물'에 이어 '지옥', '어느 날'까지 출연하며 시청자들에 눈도장을 찍은 배우 김신록 역시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올해 데뷔 17년차를 맞은 김신록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에서 강렬한 모성애 연기를 선보였다. '지옥'이 공개 하루만에 전 세계 1위를 차지하며 화제를 모은 가운데 '지옥' 속 첫 시연자로 등장한 '박정자'의 이름은 대중에 깊이 각인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박정자 役 김신록/저스트엔터테인먼트

 

최근 하비엔과 화상인터뷰를 진행한 김신록은 "대본 받았을 때부터 너무 재밌었다. 웹툰 찾아볼 때도 영상화 되면 잘될 것이라는 감이 있었다. 박정자 역할이 주목받을 줄 몰랐다. 이렇게 주목받으니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신록이 분한 박정자는 세상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는 인물로, 감정의 격랑을 선보인다. 어린 자녀들 앞에서 갑작스레 지옥행 선고를 받은 그녀는 새진리회의 권유로 지옥행 시연 생중계를 하게 되고, 이를 목격하게 된 사람들은 큰 혼란에 휩싸인다. 연상호 감독은 "시연 직전의 연기는 '지옥'의 모든 부분을 관통하는 연기"라며 김신록을 극찬했다. 이전 캐릭터와 달랐던 김신록의 모성애 연기에 호평이 쏟아졌다.

 

"제작사측에서 되게 중요하고 좋은 역할이라고 제안을 하셨는데 지옥에 간다고 고지를 받는 역할이었다. 아이들의 엄마니까 단편적으로 슬프고, 연민을 자아내는게 중요했다. 평범한 사람이지만 그 사람이 하찮거나 품위가 없는 사람이 아니었으면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박정자 役 김신록 스틸

 

추상적인 모성을 연기한다기보다는 지킬 수 없는 것을 지키려고 하는 인간을 연기해보자 생각했다. 변호사 사무실 씬에서도 내가 어떤 것을 부탁하러 온 입장이긴 하지만, 계급적으로 내가 미천하고 하천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았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 매 순간 겪는 심리적인 모습들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드라마 '방법'에 이어 두번째 만난 연상호 감독은 어땠을까. 김신록은 "연상호 감독님의 작품은 큰 세계관을 다루는 작품도 많고 극단적인 설정이기에 배우들이 연기하기 좋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배우들이 연기하기에 고민하고 캐릭터를 잡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방법'에서는 감독님이 각본을 쓰셨다. 거의 뵙지 못했다. '지옥'에서는 사전 디렉션보다 연기했을 때 와서 툭툭 한 두마디씩 하신다. 그게 미세하게 인물의 캐릭터의 진동에 미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공항 씬이다. 극 중 박정자의 신상이 공개돼 시연 전 아이들을 결국 외국으로 보내기로 한다. "공항에서 아이들을 보내고 안도하는 장면이다. 당시 찍었을 때 '김배우 연기 두루 다 좋아하는데 차에 기대서 안도하면 좋겠다'고 디렉팅을 주셨다. 원래는 '감사합니다' 하고 박수 치면서 울면서 주저앉는 것이었다. 근데 감독님이 툭 내려놓고 차에 기대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 모습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박정자 役 김신록/저스트엔터테인먼트

 

함께 가장 많이 호흡한 김현주(민혜진 역)와도 드라마 '토지' 이후 재회한 것이다. 김신록은 "배우님은 현장에서 같이 연기할 때 진심이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제가 좋아하는 장면 중에 새진리회 사람과 변호사가 와서 계약하는 장면이 있다. 애들 아빠가 왜 없냐고 정진수(유아인)가 물으니 민혜진(김현주) 변호사가 그런 이야기를 할 필요 없다고 막는다. 그 순간에 막아서는 힘이 너무 진짜 같았다. 현장에서도 너무 든든했고, 역할상에서도 박정자를 보호해줬지만 배우 입장에서도 너무 좋았다."

 

새진리회 의장으로 분한 유아인과는 촬영이 많이 겹치지는 않았다. 그는 "사이비 교주 역할이다보니 말씀을 하시면 빠져드는 느낌이었다"며 미소지었다.

 

'지옥'의 화제성만큼, 그의 주변 반응도 궁금했다. "남편도 연기자다. 이제까지 연기중에 제일 잘했다고 해주더라. 그래서 뿌듯했다. 다양한 연락이 온다 '20년 전에 너랑 만났는데 기억나니?'라는 연락이 온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는 것만으로도 인지도가 많이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박정자 役 김신록/저스트엔터테인먼트

 

박정자는 '지옥' 엔딩에서 부활하며 또 다른 파국을 예고했다. "'오~ 터미네이터'라는 반응을 봤다. 지옥에서 돌아오는 박정자의 모습은 너무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중립적인, 이제 막 태어난 것 같은, 이제 무엇인가 다시 시작된 것 같은 표정이나 모습으로 연기했다. 저도 궁금하다."

 

올해 '괴물'을 시작으로 '지옥', '어느 날'까지 김신록은 연극 무대에서 TV매체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올해 가장 큰 활약을 보였다. '어느 날'에서도 승진에 집착하는, 100% 승률을 자랑하는 검사 안태희 분해 분노유발자로 열연했다. 

 

"처음에는 카메라라는 문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런 것도 어려움이 있었다. 연극은 현장에서 발생하고 끝나면 된다. 매체는 후반작업과 TV를 거쳐서 한번 더 발생이 되야 한다. 그게 숙제이면서 흥미로운 점이다. 좋은 연기에 대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답이 변하고 있다. 계속해서 찾고 알아가야 하는 것 같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박정자 役 김신록/저스트엔터테인먼트

 

'어느 날' 캐릭터는 아주 좋다.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마음을 얻거나 사랑스럽거나 이런 것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그 인물의 되게 저열한 부분이 잘 드러내고 싶은 욕망이 있다. 그걸 통해서 드라마에 잘 기여하고 있다면 좋은 것 같다(미소)."

 

현재는 연극 ‘마우스피스’를 통해 연극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으며, JTBC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는 재벌가 순양그룹 총수 진양철(이성민 분)의 외동딸이자 순양백화점의 대표 '진화영' 역으로 색다른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저는 다양한 일들을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시너지를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지옥'과 '괴물'이 약간 겹쳐서 촬영이 진행됐다. 어떤 상호작용이 있어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연극 '마우스' 재벌집 막내아들을 같이 촬영 중이다. 슬럼프에 빠진 중년의 극 작가를 연기한다. 그런 연기를 할 때 도움이 된다.

 

올해는 '지옥'에도 1, 2부가 잇는 것처럼 내 인생에도 2부가 시작되고 있는 것 같다. 드라마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큰 역할까지 하고 싶다. 아주 소소하고 일상적인 작품까지도 아우르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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