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원석 "'홍천기'-'원더우먼' 흥행, 노력 알아주시니 행복해"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12-06 10: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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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석, 올해 '원 더 우먼'과 '홍천기'로 극과극 매력으로 안방에 눈도장
-'원 더 우먼' 한성운, 결혼 후에도 내연녀를 만나는 뻔뻔한 부잣집 막내 아들
-'홍천기' 무영, 붉은 눈의 하람을 보필하는 든든한 호위무사 연기

[하비엔=노이슬 기자] "걔가 걔였어?"라는 반응은 배우들에게는 최고의 칭찬이다. 같은 사람이지만, 캐릭터에 따라 각각 다른 매력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배우 송원석은 올해 안방극장에서 활약하며 이 반응을 가장 많이 얻은 주인공이다. '홍천기'에서는 든든한 호위무사로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면, '원 더 우먼'에서는 철없고 겁 많은 부잣집 도련님으로 안방의 얄미움을 샀다. 극 과 극 캐릭터였기에 고민도 많았지만, 훌륭히 해낸 덕에 대중의 모든 평이 감사하기만 하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홍천기'와 금토드라마 '원 더 우먼'(One the Woman)을 마치고 차기작 '사내맞선' 촬영에 한창인 배우 송원석과 하비엔이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계속되는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송원석은 "모든 관심이 감사하다. 요새는 어머님이 김치찌개에 소고기를 넣어주신다. 계란말이에도 햄을 넣어주시더라. 아버지도 되게 좋아하셨다. 덕분에 가족 분위기가 더 밝아졌다"며 웃었다.

 

▲SBS '홍천기'-'원더우먼'으로 대세로 떠오른 배우 송원석/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송원석은 연이은 흥행작으로 인해 오랜만에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너무 행복하다. 이 정도로 잘될 줄 예상 못했었다. 팬들이 메시지를 보내준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팬들도 많이 보내주더라. 해외 팬들이 확실히 늘었다. K콘텐츠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니 저도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 좋다."

 

송원석이 출연한 '홍천기'(극본 하은, 연출 장태유)는 신령한 힘을 가진 여화공 홍천기(김유정)와 하늘의 별자리를읽는 붉은 눈의 남자 하람(안효섭)이 그리는 한 폭의 판타지 로맨스이다. 극중 송원석은 하람(안효섭)의 호위무사로 하람의 곁에서 그림자같이 존재하는 무공의 소유자, 무영 역을 맡았다.

 

반면 '원더우먼'(극본 김윤, 연출 최영훈)에서는 한주그룹의 차남이자 강미나(이하늬)의 남편 한성운 역을 맡아180도 다른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원더우먼'은 비리 검사에서 하루아침에 재벌 상속녀로인생 체인지가 된 후 빌런 재벌가에 입성한, 불량 지수 100% 여검사의 '더블라이프 코믹버스터' 드라마다. 한성운은 강미나와의 결혼 생활 동안에도 내연녀를 만나던 뻔뻔한 인물임과 동시에 강미나로 분한 검사 조연주(이하늬)에게서 강미나와 다른 새로운 면모를 발견, 조연주와 한승욱(이상윤) 사이를질투하기 시작한 찌질한 인물이다. 

 

두 작품은 시청률 두 자릿수와 더불어 화제성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송원석은 연이어 두 편에서 극과 극 캐릭터를 선보이며 대세로 떠올랐지만, 사실 그에게는 캐릭터의 갭 차이가 고민이었다. 무영과 성운은 극과 극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송원석이 집중한 포인트는 '목소리'다. 

 

▲SBS '홍천기'-'원더우먼'으로 대세로 떠오른 배우 송원석/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홍천기'에서 멋있는 무영을 하는데 지질하다고 안 어울린다고 할까봐 괴리감이 가장 걱정됐다. 무영과 '원 더 우먼'의 성운이 동일인물이 아니게 끔 보이기 위해 일부터 목소리 톤부터 다르게 했다. 성운은 무영보다 반톤 정도 올렸다.

 

무영은 우직한 호위무사다. '뿌리깊은 나무'의 조진웅 선배님 보고 많이 연습했다. 눈빛 공부를 많이 했다. 무거워보이고 포스 풍기려고(미소). 성운은 누가봐도 밉상짓을 한다. 결혼했는데도 불륜을 하고, 너무 미운 짓을 하는데 미운게 미운게 아닌 것처럼 노력을 많이 했다. 허당미 능청스러움을 많이 넣었다."

 

'홍천기'는 송원석의 세번째 사극이다. 호위무사로 등장하기에 액션 연기는 필수였다. "사극이 이번이 3번째다. '아랑 사또전'에서는 저승사자였고, '조선생존기'에서는 임꺽정이었다. 이전부터 액션 스쿨도 많이 다녔고, 승마도 많이 배웠다. 저는 전형적인 노력가다. 호위무사 역할이기에 더욱 신경을 썼다. 일년 동안의 노력을 시청자분들이 알아주니까 노력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14회에서 무영은 하람을 지키며 죽음을 맞이했다. 사전에 알고 있었지만 어쩐지 아쉬움이 남았다. "더 살아나서 좀 더 활약할 수 있었는데 아쉽기도 하다. 근데 그렇게 죽어서 여지를 주는 것도 감독님과 작가님의 생각이지 않았을까 싶어 만족한다. 나중에 감독님이 내레이션도 따로 불러서 넣어주셨다. 많이 챙겨주셔서 감사했다."

 

▲SBS '홍천기'-'원더우먼'으로 대세로 떠오른 배우 송원석/SBS '원 더 우먼' 스틸

 

'원 더 우먼'은 송원석에게 도전이었다. 늘 우직하거나 순박한 이미지, 불운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온 송원석에 '원 더 우먼' 속 한성운은 신선했다. 'SNL 코리아7'(이하 (SNL) 패널로도 활약했지만, 본격 코미디 장르에 욕심을 냈다.

 

"처음에 연락 왔을 때 어떻게 웃기는지 감이 없었다. 잠깐 'SNL' 유세윤 형을 떠올렸다. 제일 처음에는 무영을 찍다보니 다소 어두운 상태였다. 그때 감독님이 시간을 주셔서 'SNL'을 떠올린 것이다. 그때는 중간이 없었다. 감독님이 '원석아 너가 상대방을 웃기려고 하는 순간 코미디가 아니다. 상황이 웃긴 것이다'라고 하셨다. 그 조언을 듣고 공부해가서 일주일 뒤에 가서 칭찬 받았다(미소). 연기 선생님들마다 스타일이 다르다. 여러 선생님들께 배우고 그것들을 종합해보니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웃기려고 발악할 필요도 없더라."

 

코미디 장르에 대한 자신감은 얻었지만, '원 더 우먼' 첫 촬영은 멘붕 그 자체였단다. 송원석의 첫 촬영은 교회 씬으로, 극 중 기억을 잃고 한 순간에 재벌가 며느리가 된 강미나가 가족들의 노골적인 질타에 사이다를 날리는 장면이다.

 

"맞다. 화제의 그 장면이다. 많이들 좋아해주시더라. 저는 그동안 성운이 준비하면서 좀 편해졌다 생각하고 촬영에 들어갔는데 하늬 누나는 제가 생각한 두 배 이상의 텐션이었다. 누나가 연기하는데 순간 멘붕이 오더라. 그걸 보면서 캐릭터를 바꿔야겠다 생각했다. 

 

▲SBS '홍천기'-'원더우먼'으로 대세로 떠오른 배우 송원석/SBS '원 더 우먼' 스틸

 

그래서 하늬 누나랑 연기할 때와 다른 가족들과 할때의 감정기복의 변화를 줬다. 성운이는 능청스럽게 가려고 했는데 누나가 텐션이 높아서 내가 기가 죽더라. 그 고민으로 일년동안 머리 깨질 것 같았다. 여태까지 받았던 스트레스 중에 가장 심했다. 3-4개월 정도는 너무 힘들었다."

 

홀로 맘 고생이 심했지만, 오랜 고민 덕에 성운 캐릭터가 탄생했기에 이하늬에 감사하다. "하늬 누나 자체가 에너지가 되게 넘친다. 원톱이니까 촬영 분량이 엄청났다. 밤 11시, 새벽부터 촬영해서 앉아있다가도 촬영 시작하려면 '가자!!!' 하면서 일어난다. 그때부터 누나 멋있다고 생각했다. 연기적인 부분도 누나는 지르더라도 절제미가 있는 것 같다. 티키타카를 정말 중요시 여긴다. 상대방 연기를 다 흡수한다. 정말 멋졌다. 누나랑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그렇기에 '원 더 우먼' 마지막 촬영 때는 울컥하기도 했단다. "감독님이 '수고했다'고 꽃다발 주고 껴 안아주는데 너무 울컥했다. '원 더 우먼'은 반응을 보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시청자분들이 성운이를 많이 미워해주지 않으셔서 너무 감사했다. 내가 노력한 것을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수고했다'는 말 하나의 묵직함을 몸소 느낀 순간이었다. 드라마에서 비록 빌런이긴 했지만 제가 연기한 캐릭터기에 감정이 생겼다. 캐릭터도 잘 해냈다고 해주시니 너무 감사하다. 성운 캐릭터는 애정이 간다."

 

차기작 '사내맞선'에서는 무영, 성운과는 또 다른 모습을 기대해도 좋다며 웃었다. "웹툰 원작이다. 안효섭씨와 세정씨의 러브라인에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로코물이기 때문에 밝은 모습 많이 보실 수 있을 것이다. 촬영장도 항상 웃는 분위기다. "

 

▲SBS '홍천기'-'원더우먼'으로 대세로 떠오른 배우 송원석/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특히 안효섭과는 '아버지가 이상해', '홍천기'에 이어 세번째 호흡이다. "효섭이와는 세번째 작품을 같이 한다. 효섭이랑 시양 형은 합숙도 같이 하면서 일이 없을 때부터 함께 해온 사이다. 효섭이랑 촬영장에서 서로 존중하면서 촬영하고 있다. 서로 성장하고 있고 이제야 노력이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송원석은 모델로 활동하다 2012년 영화 '댄싱퀸'으로 첫 연기자로 도전했다. 2012년 '아랑 사또전', '나쁜 녀석들', '안투라지', '아버지가 이상해', '꽃 피어라 달순아', '하나뿐인 내편', '조선 생존기', '두 번은 없다' 2020년 '8년'까지 한해도 쉬지 않고 꾸준히 작품 활동에 임했다. 특히 올해 '홍천기'와 '원 더 우먼', 차기작 '사내맞선'까지 배우로서 꽃길을 맞았다.

 

"고등학교때부터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방법도 모르고 모델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했다. 모델로 경험을 쌓다보니 연기가 더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롤모델이 차승원 선배님이다. 모델에서 연기자로 전향하는 길은 승승장구하는 시스템으로 보였었다. 막상 현실에 부딪히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지금은 연기하는게 너무 재밌다. 성운이 연기 하면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고, 내가 말투, 대사 행동까지 해나가는 이 과정이 너무 재밌는 것 같다.

 

'홍천기'와 '원 더 우먼'을 연달아 하면서 다양한 반응을 얻었다. 그전까지는 제 연기에 대한 평이 많지 않아서 연기하는 것에만 급급했다. 좀 더 표현에 치중했다면, 지금은 캐릭터에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몰입하는 방법도 배우고 연기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극 자체를 이해하고 몰입하며 극에 스며드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누아르 장르도 도전해보고 싶다. '원 더 우먼'하면서 로코물도 해보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나오는 그런 허당미 있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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