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은지 "'술도녀' 장례식장 씬, 마음 아팠지만 예행연습 느낌"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12-06 13: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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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술꾼도시여자들' 인기리에 종영
-이선빈 한선화 정은지 최시원 찰떡 케미로 시청자에 호평
-정은지, 화끈한 언행가과 츤데레 매력의 생계형 유튜버 강지구 연기

[하비엔=노이슬 기자]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술꾼도시여자들'(극본 위소영, 연출 김정식/이하 '술도녀')은 미깡 작가의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하루 끝의 술 한 잔'이 신념인 동갑내기 세 친구의 일상을 그린 드라마다. 

 

사실 '술도녀'는 '술꾼'이라는 타이틀이 호불호가 갈렸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술도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힐링되는 우리 세대의 이야기였다. 술은 삼총사에게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연결고리였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술꾼도시여자들' 강지구 役 정은지/IST엔터테인먼트

 

"처음에는 '술꾼도시여자들'이 타이틀이 아니었다. '오 나의 주(酒)님'이었다. 처음에 대본 받았을 때는 '얼마나 술에 진심이길래'라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저는 술이라는 단어자체는 굉장히 매력적이기도 했다. 술을 찾는 이유가 다르다. 그 타이틀에 술 마시는 것은 한계가 있는데 어떻게 풀리려나 궁금증에서 시작했다. 캐릭터가 매력있어서 집중해서 봤을 때 내가 하면 어떨까 표정으로 화면에 나왔을때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정은지는 극 중 필터링 없는 화끈한 언행과 츤데레 매력의 생계형 종이접기 유튜버 강지구 역을 맡았다. 겉으로 보기에 강지구는 화끈한 언행으로 이전 캐릭터와 비슷했지만 지구는 아픔이 있었고, 다소 어두웠다. 정은지는 신선했다.

 

"저는 이런 대본을 좋아하는 것 같다. 친구들과 케미가 사는 드라마가 더 재밌는 것 같다. 중간중간 수정이 됐다. 4-5화까지 받은 것 같다. 도전 의식이 생기는 기분이 들었다. 신선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여태까지 해본 적 없는 표정으로 연기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 고난과 역경이 이미 지나간 후의 이야기라 생각했다."

 

 

신선했지만 강지구의 서사는 어려웠다. 당초 4~5회까지의 대본을 받은 상태였고, 과거 세진과의 서사는 풀리지 않았다. 정은지는 숙제하는 기분으로 캐릭터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대본 탈고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받았다. 강지구는 방어가 강한 아이. 상처가 강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상처 많은 사람들이 더 날서서 거칠어 보이지만 상처 받아서 딱지 앉은 것이지 나쁜 애가 아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술꾼도시여자들' 강지구 役 정은지 캐릭터 포스터/티빙

 

과거 제자 세진이를 챙기지 못했다는 트라우마가 있다. 그래서 옆 사람을 더 챙기는 것이라 생각했다. 나중에 친구들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도 세진이가 강하게 작용한 것 같다. 지구는 본인 의지대로 살아본 적이 없는데 엄마가 그린 삶을 살아왔다. 그래서 세진이를 만났을 때 본인이 살았던 틀을 깨준 사람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세진이의 극단적인 선택 때문에 '거꾸로 태어난 사람은 거꾸로 걸어야한다'는 말이 평생 남았을 것이다. 그래서 세진이의 죽음을 계기로 거꾸로 살아가기 시작한 것 같다. 엄마와 거꾸로. 종이접기도 언제 끝날 지 모른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찾는 사람. 나중에 웹툰 작가도 된다. 그런 모습들 보면서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은지는 '술도녀' 매 순간을 공감했다. 특히 강지구의 친구들 안소희(이선빈), 한지연(한선화)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해줬다. 정은지는 "물론 저도 많은 친구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동갑내기 친구, 서로의 살아온 과정을 알고 과거를 공유할 수 있는, 서로 더 공감할 수 있으니 할 이야기가 많아 보여서 더욱 좋았다"고 했다.

 

시청자도 부러워한 '술도녀' 삼총사. 정은지, 이선빈, 한선화는 나이차가 크지 않았기에 서로 편하게 대할 수 있었단다. 촬영 현장에서 세 사람은 언제나 활기찼고, 에너지가 넘쳤다. 세 사람의 진찌 '찐친'같은 찰떡케미가 '술도녀'의 또 하나의 인기요인이다.

 

"리딩 때부터 재밌었다. 정말 많이 친해졌다. 좋은 친구들이 될 수 있겠다 생각했다. 워낙 텐션들이 높다. 감자탕집 씬이 엄청 딜레이됐었다. 밤 촬영이 많아서 항상 늦게 시작했다. 새벽 4시까지 촬영했었다. 텐션이 떨어졌을 때 마저도 걱정할게 없겠다 싶었다. 나만 잘하자 싶었다. 같이 밥 먹고 친해지고 하면서 현장에 있다보니 대기 시간 있을 때도 얘기 많이 했다. 이토록 서로의 커피차 인증샷을 찍기 위해 치열했던 현장이 없었던 것 같다(웃음). 이 분위기에 맛을 봐서 시즌2도 기다려진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술꾼도시여자들' 메인 포스터/티빙

 

극 중 강지구와 한지연의 광장 욕배틀 씬은 '술도녀'의 화제성과 티빙 유입 일등공신이다. 정은지는 "매번 욕설 연기를 할 때마다 감독님이 현실로 어우 이러고 놀랐다"고 회상했다.

 

"매니저님이 현장 모니터를 찍을 때 감독님 리액션이 들어가 있더라. 경찰서 씬도 그렇고. '욕 잘하는데?'라고 하던 리액션이 더 재밌었다. 잘 마무리된 거 같다는 생각이 더 크다. 감독님 리액션이 제일 재밌었다. '너희 건들면 안되겠어'라고 하시더라.

 

그 장면을 많이들 봐주셔서 감사하다. 사실 진짜로 상대를 겨냥해서 찔러보는 싸움을 해본 적이 없다. 그 씬은 너무 생소했다. 지연이에 그런 말을 뱉는것도, 그 씬을 보면 더 생각보다 훨씬 더 세다고 느꼈다. 찌르는 말들이 더 상처였다고 생각했다."

 

'술도녀'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술과 곁들이는 안주다. 각종 찌개류부터 알탕, 감자탕, 대게 찜 등 다양한 안주가 등장했다. 정은지는 "완전 맛집이었다"고 비화를 전했다. "너무 맛있게 먹었다. 안주를 먹어야 하면 애초에 밥을 안 먹고 촬영을 했다. 안주를 맛있게 먹고 싶으니까(미소). 소품팀 언니들이 요리를 너무 맛있게 잘했다. 맛집이었다. 알탕을 찾아먹는 편이 아니었는데 집에서 시켜먹었다. 맛있더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술꾼도시여자들' 강지구 役 정은지/IST엔터테인먼트

 

실제 술을 마시며 촬영한 장면도 있단다. "현장 맥주는 미지근하다. 가끔 한번씩 '진짜'를 달라고 할 때도 있었다. 이미지성으로 마셔야하는 씬들은 진짜를 먹었고, 대사가 많은 씬은 가짜를 먹으면서 했다."

 

배우들의 찰떡 케미에 애드리브도 쏟아졌다. 정은지는 라디오 DJ 경험이 있기에 마가 뜨는 시간을 참을 수 없단다. "이미지 컷이 아닌, 알콜 씬을 찍는 와중에는 애드리브 같은거 할 때가 재밌었다. 깔깔거림과 선빈이가 흥에 겨워서 병을 따는 것도 애드리브다. 지연의 루볼프 사슴코 닭발도 애드리브였다. 포차씬에서 소희한테 안겨있는 씬에서는 8할이 애드리브다. 흐름이 끊기는게 싫어서 애드리브 치면서 집중하는 편이다. 그 컷들을 감독님이 다 쓰셨다. 지구가 하는 리액션 다 들어갔다고 하셨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 대본에 없는 욕설 연기를 할 때도 스스로 놀랐다(미소)."

 

극 중 소희가 부친상을 당하며 장례식장씬이 등장한다. 또 한번 세 여자의 끈끈한 우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실제 이 장면은 3일내내 촬영해 3일장을 치루는 기분이었기에 마음 아팠단다. 정은지가 가장 애정하는 씬 중 하나다.

 

"소희 부친상 씬, 최근에 많이 돌려본다. 진짜 친구의 의미를 보여준 것 같아서 좋았다. 그 장면을 찍으면서도 젊은 사람들한테 예행연습해주는 느낌이었다. 장례 문화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데 찍으면서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 마음이 아팠다. 입관식 등 세세하게 담겼다. 조금 더 긴 씬이었는데 많이 덜어냈다. 어떤 댓글을 보니 '나중에 우리 헤매지말라고 알려주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하겠다. 하이퍼리얼리티즘이 아니었나 싶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술꾼도시여자들' 강지구 役 정은지/IST엔터테인먼트

 

'술도녀'의 조연 선후배 배우들을 비롯해 카메오로 빛내준 배우들에 감사함도 전했다. 특히 김지석은 '술도녀'의 첫 회를 함께 열어 세 여자의 캐릭터를 보여주는데 도움을 줬다. 극 말미에는 '친절한종이씨'로 윤시윤이 깜짝 등장했다.

 

"카메오 선생님들 너무 감사하다. 지구의 어머니부터 소희 아버지, 어머니, 윤시윤 선배님도 카메오였다. 김지석 선배님은 정말 오셔서 고생 많이 하셨다. 이전에 제 담임 선생님역할로 인연이 있다. 오랜만에 뵀는데, 술 먹이고 반말하고(웃음). 계속 죄송하다고 했다. 선배님은 성격도 좋고 너무 잘 받아주셨다. '술도녀'의 초반을 함께 해주셔서 너무 죄송하고 감사했다.

 

윤시윤씨는 '친절한종이씨'라는 것을 알고 촬영했다. 목소리만 듣던 누군가의 실체를 보는 것 자체가 설렜다. 현장에서는 감독님이 대신 읽어주신다. 장면으로 윤시윤 선배님으로 나왔을 때 진짜 '종이씨같다' 생각했다. 막바지 촬영 때 한번에 다 촬영하신 것이다.

 

정은지에게 '술도녀'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 작품이다. 배우들과 제작진, 시청자까지 모두 '술도녀'의 시즌2를 외치고 있다. "받은 게 많은 만큼 소모도 컸던 작품이다. 작품 찍으면서 지구의 것들이 내제돼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다운돼 있었다. 혼자 있을 때도 캐릭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꽤 많이 느낀 작품이었다. 신선한 경험이기도 했다. 또 '나는 대본을 이렇게 보는 편'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 작품이기도 하다. 시즌제인것도 반갑기도 하다. 

 

실제 엔딩에서 크리스마스 소원을 이룬 사람은 일단 소희는 두명의 남자를 원했으니 아닐 것 같다. 아무도 소원성취의 주인공을 모른다. 앞으로도 고난과 역경이 있을테니 시즌2에 대해 궁금하다. 어떻게 표현이 될지(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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