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김은희 작가 "'킹덤: 아신전' 이후 누구도 선인은 없다"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8-05 06: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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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전 세계적으로 K좀비 열풍에 정점을 찍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시리즈의 스핀오프 격인 <킹덤: 아신전>(이하 <아신전>)은 앞서 <킹덤> 시즌 1, 2가 죽은 자를 되살리는 생사초로 조선과 좀비의 만남을 폭발력 있게 그렸다면 < 아신전>은 상상조차 할 수 없던 비극을 불러온 생사초와 역병의 기원을 쫓아간다. 

 

<킹덤> 시즌2 엔딩에서 생사초의 기원을 쫓아 북방지역으로 간 세자 이창(주지훈)과 의녀 서비(배두나), 어영대장(박병은)이 의문의 여성(전지현)을 만나 궁금증을 폭발시켰다. 의문의 여성이 바로 아신이었다.

 

 

<아신전> 공개 후 <킹덤> 시리즈를 집필한 김은희 작가와 하비엔이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작가는 "<아신전>은 시즌3를 가기 위한 스페셜 에피소드였다. 이것 없이 시즌3를 갔다면 낯선 세계, 낯선 인물들에 거부감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제작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아신전>은 기존의 <킹덤> 시리즈와 달리 단편으로 92분 분량이다. 공개된 후 분량이 아쉽다는 일부 시청자들의 아쉬움이 많았던 터. 김 작가는 "<아신전>이 끝나고 시즌2에 창이랑 아신이 만날 때까지가 10년이 걸린다. 거부감을 최소한 줄이고 인물의 소개,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아신전>을 기획했다. 짧아서 아쉽다는 반응도 있지만 기획의도에 맞추다보니 그정도 분량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시청자들의 다양한 반응을 알고 있냐는 물음에 "나는 사상 최고의 겁쟁이다"고 했다. "진짜 반응을 잘 못 찾아본다. 주변에만 묻는 스타일이다. 나쁘지 않다고 하더라. 넷플릭스에서는 80개국에서 탑10이라고 했고, 전체 영화에서 2위라는 말을 전해들었다. 넷플릭스는 스코어를 공개하지 않는다. 흥행에 대한 부담을 주는 곳은 아니다. 저희의 부담은 퀄리티가 있는지가 더 부담이 컸다."

 

조선을 쑥대밭으로 만든 문제의 좀비의 탄생은 생사초와 연관된다. <아신전>에서 어린 아신(김시아)가 생사초를 발견한다. 그렇기에 김 작가는 '아신'이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췄다. "창 일행에 대척점에 서서 긴장감을 줄 인물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그리고 싶었다. 생사초의 비밀도 아직 다 보여드리지 못했다. 폐사군이라는 곳이 굉장히 중요하다. 시즌3에서 중요한 이야기가 될 것 같아서 그곳에 대한 소개에도 중점을 뒀다.

 

"아신은 성저야인이다. 여진족도 조선족도 어느쪽도 아닌, 가장 낮은 천민의 삶을 살다 결국 한을 품는 아신으로는 전지현이 열연했다. 김 작가는 <아신전>을 전지현을 염두해두고 썼다고 밝인 바. 특히 전지현은 <아신전> 외에도 드라마 '지리산'의 주연이기도 하다. 그는 "그렇게 호탕한 웃음 소리는 처음 들어봤다"며 전지현과 첫 만남을 회상했다.

 

"배우분들이 낯도 가리기도 하는데 정말 털털하다고 느꼈다. 천송이를 보는 느낌도 있었다. 밝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 분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런 부분이 '지리산'에서 표현이 된다. 스치듯이 보면 <암살>이나 <베를린> 눈빛이 있다. 그런 모습이 <아신전>을 생각나게 했다. 가장 극도의 한을 가진 아신과 엽기적인 그녀가 성장해서 레인저가 됐다면 '지리산'의 전지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반짝반짝한 캐릭터다. 상반되는 캐릭터를 이렇게 소화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짜릿했던 장면은 전지현의 궁술 액션이다. "활을 쏘는 장면도 좋았다. 너무 연기를 잘 해주셨다. 궁술을 배우셨나, 감독님도 현장에서 놀랐다고 하더라. 첫 테이크에서 이렇게 활 쏘는 배우를 처음 봤다고 하셨다. 극 중 벌판을 달려가는 모습이 있었다. 연기를 하면서 뛰는 것이었다. 아신의 감정을 가지고 뛰는 것을 보고 너무 놀라운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신은 성저야인으로써 여진족 파저위의 공격으로 부족 사람들이 몰살당했다. 이후 조선에 복수를 해달라고 청했지만, 조선은 그를 거두기만 했다. 아신은 가장 최하층민으로써 궂은 일을 담당하고  선정적인 장면은 제외됐지만 조선의 병사들에 유린당하기까지 했다. 이 부분 역시 시청자들 사이서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

 

김 작가는 "아신의 한은 절대 뭉게지지도 않고 칼처럼 갈아져올 수밖에 없는 절박함인 것 같다. 복수를 놓을 수 없을 것 같은 간절함이 필요하다. 저도 생각하고 감독님과 한에 관해 논의 끝에 결정한 부분이다. 저도 고민되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김 작가는 전지현을 염두해 두고 썼지만 사실 캐스팅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 캐스팅은 전적으로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는 김성훈 감독의 몫이다. 김 감독과는 <킹덤> 시즌3 제작까지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 그는 김 감독이 캐스팅한 아신의 부친 타합 역의 김뢰하, 파저위의 족장 아이다간으로 분한 구교환에 대해서도 애정을 드러냈다.

 

"캐스팅에 대한 의견을 드리기는 하지만 저보다는 현장에서 감독님과 호흡하는 분들이다. 김성훈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높았다. 김뢰하 선배님 이야기를 들으니 너무 잘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구교환 배우는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서로 따로따로 이야기하다가 이미지 자체가 새로운 아이다간이 나올 것 같았다. 김뢰하 선배님은 민초의 상징을 잘 표현해주셨다. 구교환 배우는 눈빛만으로도 서늘한 위험을 주는 표현을 해주셔서 감사했다."

 

92분간의 짧은 분량에도 앞으로 시즌3부터 그려질 파국에 대해서는 이미 짐작되고 있는 바. 그렇기에 <킹덤>시즌3에서 다뤄질 이야기도 궁금하다. 시즌2에서 서비가 언급했던 생사초에 알을 낳는 벌레에 대한 이야기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스포를 부탁하자 김 작가는 "말하면 재미없을 것 아니냐"며 웃었다.

 

"시즌3에서는 누구도 언제나 선인이 될수 없다. 그 상황, 그 사람의 목적,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하나씩 선택해가는게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시즌 1, 2보다 거대한 역병이 될 수도 있다. 각 인물들이 어떻게 움직이면서 각자의 가치에 맞는 행동을 할까. 북방 지역에는 압록강과 두만강이 있다. 강 북쪽으로 퍼지면 파저위가 위험하고, 남쪽에서는 조선이 위험하다. 

 

인물들이 서로의 입장이 다르다. 창과 서비는 둘다 살리려고 할 수 있다. 각자의 목적만 위해 달려갈 것이라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 사람들이 어떨게 성장할지 마지막에는 어떤 모습으로 남을지 기대해주셨으면 한다."

 

<아신전> 같은 특정 인물을 다루는 외전이 또 나올까. 김 작가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사가 밝혀진 인물은 아무도 없다. 세자뿐만 아니라 중전이나 조학주, 의녀 서비에 대한 이야기. 서비가 어떻게해서 동래까지 흘러갔을까 각 캐릭터들의 전사를 짧게라도 정리해놨다. 하지만 모두 제작될 수는 없다. 만약이라도 외전을 만들 수 있다면 행복하겠지만 제작 환경이 다 맞아야 한다. 결정된 바는 없다는데 정답인 것 같다."

 

킹덤 시리즈는 언제까지 나올 수 있을까. 김 작가는 "<킹덤> 너무 좋아해서 진짜 의미있는 작품이라서 할수 있다면 계속 가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정말 ,아신전> 같은 스핀오프도 나올 수 있을 것 같고 할수만 있고 지원만 해주신다면 더더 많이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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